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후속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여기에 동의했다면 나는 아마 탄핵당할 것(if I were to agree then I would be impeached!)”이라며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과한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이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보다 더 강한 어조로 ‘수용 불가’ 의사를 표명했다. 해당 인터뷰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지난 3일 진행됐는데, 그 이후로도 같은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이 대통령 이외에도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인사들은 줄곧 유사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미국 측은 대미 투자펀드 3500억달러에 대해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고, 펀드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90%를 자국이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타임지는 부유하게 자라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수적 성향과 가난한 삶을 살아온 이 대통령의 진보적 성향이 언뜻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기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이 비주류 삶을 살았고, 강한 성취욕을 지녔다는 점에서 유대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것을 이루려는 강한 열망, 사람들에게 기억될 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겉보기엔 예측 불가능해 보이지만, 매우 성과 지향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이라 믿는다”며 “패배자가 되는 결론은 원하지 않아 비합리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예상보다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과정에서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농담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이미 비용을 내지 않고 군사기지와 토지를 쓰고 있다”며 “미국이 부지를 소유하면 재산세를 내야 하는 데 예외를 둘 순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역할을 ‘가교(bridge)’로 제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협상가(negotiator)’로 소개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역내 교류와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한중 관계에 대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는 한·미 동맹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과 지리적 접근성, 역사 관계, 경제 연계, 인적 교류 때문에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는데, 서방 세계도 이를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북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면서 북핵 부분 폐기를 끌어내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북 제네바 합의를 예로 들며 “제재 일부 완화와 단계적인 협상(동결→감축→비핵화)을 교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핵 개발을 그냥 멈추라고 하면 그만두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단계의 압박을 계속 가하면 북한은 더 많은 핵을 만들 것”이라며 “북핵을 용인하냐, 완전 비핵화를 달성하냐의 ‘모 아니면 도’ 선택 말고 중간 지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에 대해선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며 “단기 목표는 북핵 프로그램을 멈추는 데 대해 보상을 일부 제공하는 것이고, 이후엔 핵무기 감축을 이뤄낸 다음 완전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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