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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미국 요구대로 3500억달러 투자하면 금융위기 재현" [종합]

입력 2025-09-22 09:01   수정 2025-09-22 10:28


이재명 대통령은 3500억 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현재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금융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아직 한미 간 무역 합의 내용을 문서화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 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일본의 외환보유액 규모 등을 설명하며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간 투자 프로젝트는 상업적으로 실행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한미가 서면으로 논의했지만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의 핵심 과제로, 이는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기도 하다"며 실무급 협의에서의 제안들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양국간 이견을 메우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포기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혈맹 간에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미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해 벌인 이민 단속과 관련해선,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에 한국민들이 분노했고, 대미투자에 대해 기업들이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한미동맹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과도한 사법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이것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우리는 이와 관련한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방안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 주둔 중인 2만8500명의 미군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한국의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에 대한 한미간 의견 차이는 없다면서 미국은 안보 문제와 무역 협상을 분리하길 원한다고 첨언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보도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일정 수준의 상호 신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 다시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에도 이익이 되고, 세계 평화·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에는 명백한 이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한국 정부가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들이 실질적인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현재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알 수 없다"면서도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밀착 움직임에 따른 우려를 드러내며 평화적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사회주의 진영과 한국이 포함된 자본주의·민주주의 진영 간의 대립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그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진영간 충돌의 최전선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도 말했다.

한·미·일이 협력을 강화하고 북·중·러가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경쟁과 긴장의 소용돌이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 상황은 한국에 매우 위험하고, 우리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한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견해를 공유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안에 대해 단순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BBC에도 "이 진영들은 완전히 문을 닫을 수는 없고, 그렇기에 우리는 그 중간 어딘가에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 대통령의 취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시간으로 22일 뉴욕에 도착,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3박5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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