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시된 골프R 8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지난 4~5일(현지시간) 이틀 간 독일 뮌헨과 오스트리아 레오강 인근 438㎞를 운전했다. 명성대로 핸들을 처음 잡을 때부터 힘이 느껴졌다. 뻑뻑하기 보단 무언가가 운전자를 단단하게 잡아 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골목이 굽이진 알프스산맥 자락에서 핸들을 틀 때도 튀어나가지 않고 묵직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페달을 밟을 땐 주행감이 극대화했다. 페달을 살짝 밟아도 도로 위를 힘 있게 질주했다. 달리는 동안은 준중형 해치백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 만큼 묵직하게 달렸다. ‘골프R’에 탑재된 2.0L 터보차저 가솔린TSI 엔진 ‘EA888 LK3 evo4’는 양산형 엔진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강력한 버전의 엔진이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SG)가 조합돼 최고출력 333마력과 최대토크 42.8㎏.m(420N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6초다.
이 차에는 폭스바겐이 개발한 새로운 ‘4모션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구동력을 전후 액슬(차축)과 좌우 뒷바퀴 사에에서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배분해 정교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스포츠·레이스·인디비주얼·스페셜·드리프트·에코 등 총 7가지로 구성돼 있다. 스포츠나 레이스를 선택했을 땐 슈퍼카처럼 거친 엔진 소리를 뿜어냈다. 엔진 회전수 2500rpm부터 외부에서 들리는 모터스포츠 특유의 백파이어 사운드가 구현되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실내에서는 사운드 액추에이터로 한층 거칠고 강렬한 엔진음을 전달한다. 컴포트 모드 대비 페달과 핸들도 더 민첩하게 움직였다. 운전 재미를 높여주는 기능도 있었다. 그 중 하나인 고회전 엔진 시동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시동 버튼을 최소 1.5초 동안 누른 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시동을 걸면, 엔진 회전수가 잠시 자동으로 2500rpm까지 상승해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는다.
외부도 스포티한 감성이 한층 강조됐다. 전면부는 신형 골프 R은 전용 범퍼와 모터스포츠 감각이 녹아든 블랙 스플리터, 하이글로스 블랙 마감으로 완성된 에어로다이내믹 요소 등으로 역동적인 인상을 극대화했다.측면부에는 무광 크롬 미러 하우징과 R 로고 프로젝션 기능이 적용됐다. 다이아몬드 컷으로 가공된 19인치 바르메나우 단조 휠은 경량화와 브레이크 냉각 효율을 동시에 달성해 빠른 속도에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했다. 후면부는 새로운 LED 테일라이트 클러스터, 블랙 디퓨저, 좌우 4파이프 배기 시스템으로 고성능 해치백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실내는 12.9인치 독립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중심에 자리 잡았다. 챗GPT가 통합된 ‘IDA 음성 어시스턴트’는 일상 언어로 공조장치·내비게이션 제어부터 주행 모드 설정까지 가능했다. 블루·블랙 투톤의 시트는 일체형 헤드레스트로 설계돼 스포티한 착좌감을 제공했다. 멀티펑션 가죽 스포츠 스티어링 휠에는 대형 패들시프트와 블루 마킹, 콘트라스트 스티치, 주행 모드를 제어하는 전용 R 버튼이 탑재돼 감각적인 인상을 줬다. 실내 공간도 2열에 성인 남성이 앉기에 충분할 정도로 좁지 않았다.
이 차량은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골프 R은 2015년 출시된 7세대를 끝으로 신차 출시를 중단했다. 만약 국내 출시를 한다면, 스포츠카의 맛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뮌헨(독일)·레오강(오스트리아)=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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