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금액은 작년 10조498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조180억원에 불과했으나 5년 사이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소각 결정 건수는 같은 기간 23건에서 165건으로 일곱 배로 늘어났다.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취득한 뒤 이사회 결의로 소각한 사례만 집계한 결과다. 2019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소각 결정 건수는 총 561건, 소각 금액은 약 37조5053억원이었다.
자사주 소각은 올 들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상장사들은 올해 1~6월 146건, 15조983억원어치에 달하는 주식을 소각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연간 소각 규모는 작년의 두 배인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회사의 자사주 소각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전체 소각 건수의 17.1%, 소각 금액의 30.7%가 금융회사 주식이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매각하거나 임직원에게 나눠주는 등 처분한 건수도 상반기 224건이었다. 처분 금액은 2조2721억원이다.
올해 자사주 소각 급증에는 정부의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연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정상화’를 언급하며 “예를 들면 상법 개정으로 그 의지가 실현되고 있는데, 몇 가지 조치만 추가하면 불합리를 개선하는 것은 다 끝날 것”이라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5월 확정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등 제도적 유인책도 소각 증가를 뒷받침한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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