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5일 15: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주항공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자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자본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성장 기대감을 발판으로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금을 조달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이번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2000억~3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무게 100㎏ 이하 초소형 인공위성 본체와 핵심 부품을 자체 설계·제작한다. 위성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어스페이퍼’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국내 1호 초소형 위성 제조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우주 발사체 부품 전문기업 비츠로넥스텍도 지난 2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액체로켓엔진 컴포넌트와 추진시스템 시험설비를 개발·제작한다. 공모를 통해 최소 260억원을 조달해 우주항공 및 가속기 사업부 인프라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무인 항공기 전문기업들인 넥스트에어로스페이스와 덕산넵코어스 등도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 이후 자금 유치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6월 상장한 이노스페이스는 최근 4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곧 회복세를 보이며 모집 규모를 오히려 확대했다.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유일의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소형 위성 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에이치브이엠은 지난 7월 40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발사체 엔진 소재와 특수 금속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독자적인 진공 용해 기술을 기반으로 고품질 금속을 생산한다.
업계에선 우주항공 산업이 정부 정책과 맞물리며 ‘신성장 테마’로 부각된 점이 기업들의 자금 조달 행보에 불을 지폈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2024년 출범한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민간 주도 우주개발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도 우주항공청 예산은 1조1131억원으로 출범 3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민간 우주항공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뉴스페이스 펀드 투자도 올해 35억원에서 내년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다만 우주항공 산업은 첨단 기술력 외에도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긴 사업화 기간이 필요한 분야다.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부담이 클 수 있어 기업의 현금흐름과 자본구조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부 지원과 장기적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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