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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개월간 중국과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시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주가 랠리를 펼친 덕분이다. 반면 신흥국 ETF는 주춤했다. 특히 미국 관세에 이어 ‘H-1B’ 전문직 비자 문제로 타격을 받은 인도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술주 급등에…중국 수익률 1위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1개 중국·홍콩시장 대표지수 ETF는 최근 한 달(8월 22일~9월 24일)간 평균 10.24% 올랐다. 해외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거대 기술주는 물론이고 SMIC, 캠브리콘 등 신흥 기술주가 급등하며 주가지수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커촹판)과 차이넥스트에 투자하는 ETF가 선전했다. ‘ACE 중국과창판STAR50’이 같은 기간 22.34%,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가 21.04% 수익을 냈다. 과창판STAR50지수는 혁신기업이 상장된 상하이 과창판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으로 구성됐다. 차이넥스트지수에는 선전거래소의 신성장 기업 100개가 포함됐다. 상하이·선전의 대형주 위주로 편입한 CSI300지수, 홍콩증시 항셍지수를 따르는 ETF도 5~7% 뛰었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 지원으로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데 더해 중국 개인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증시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과 소비 등 내수 경기의 회복 탄력성이 약한 상태”라며 “다만 첨단기술 투자와 수출이 늘고,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이 이어져 기술주 실적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비자 충격에 인도 ‘울상’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45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평균 6.36%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오라클, 블룸에너지 등 AI 소프트웨어·인프라 관련주가 일제히 고공행진한 덕분이다.뉴욕증시 강세에 힘입어 미국 대표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ETF들이 5~7%대 수익을 거둔 가운데 펀드 매니저가 종목과 비중에 변화를 주는 액티브 ETF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KoAct 미국나스닥성장기업액티브’가 이 기간 16.02%,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가 15.42% 상승했다.
다만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건 변수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증시 고평가 발언 후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여왔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메모리·장비주가 쉬어갈 수 있는 만큼 최근 상대 수익률이 약했던 빅테크주로 위험 관리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신흥국 ETF 수익률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유일한 국내 상장 ETF인 ‘ACE 베트남VN30(합성)’은 한 달 새 1.03% 떨어졌다. 인도 ETF도 평균 1.05% 하락했다. ‘TIGER 인도니프티50’(-0.9%) ‘KODEX 인도Nifty50’(-0.85%) ‘KIWOOM 인도Nifty50(합성)’(-0.63%)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던 인도 ETF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주춤하고 있다. 50%에 달하는 높은 관세율이 부과된 데다 전문직용 비자 수수료가 100배 인상된 점이 악영향을 미쳤다. H-1B 비자 소지자의 70%가 인도 출신인 만큼 미국 내 인도 기술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기업의 인력 파견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감소하고 미국 내 신규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자 문제가 진정되기 전까지 인도 정보기술(IT) 투자심리가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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