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지난 7월 유럽연합(EU)과 타결한 관세 합의 이행 관련 문서를 24일(현지시간) 연방 관보에 사전 공개했다. 지난해 미국에 75만8000여 대(64조원)를 수출한 유럽은 일본(137만 대, 56조원) 한국(143만 대, 48조원)과 함께 대미 3대 자동차 수출국이다. 대미 수출의 주력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프리미엄 차량이란 점에서 제네시스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차는 미국 시장에서 동급 유럽차보다 5% 정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싸웠다. 미국이 25% 자동차 품목관세를 물리기 시작한 올 4월 전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도 봤다.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는 2.5% 관세를 낸 만큼 한국이 상대적으로 유리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한국이 일본·유럽보다 10%포인트를 더 내야 하는 상황으로 뒤바뀌었다.
관세를 모두 반영하면 가격 역전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의 미국 시장 가격은 2만2125달러(약 3098만원)로, 준중형 세단 시장의 경쟁자인 폭스바겐 제타(2만2295달러)보다 3.9% 저렴하다. 하지만 한국(25%)과 유럽(15%)에 부과되는 관세를 전부 가격에 반영하면 아반떼(2만7656달러)가 제타(2만5639달러)보다 7.7% 비싸진다.
프리미엄차 시장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경쟁하는 제네시스는 최대 무기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잃을 수 있다. 제네시스 G80 2.5T(5만7100달러·약 8001만원)는 BMW 530i(5만9900달러)와 벤츠 E350(6만3900달러)에 비해 4.9~11.9% 저렴했지만, 관세를 다 반영하면 G80(7만1375달러)이 BMW 530i(6만8885달러)보다 오히려 비싸진다. 제네시스는 GV70, GV70 전기차 등 2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차종(GV60, G70, GV80, GV80쿠페, G80, G90)을 한국에서 제작해 수출하는 만큼 관세에 그대로 노출된다.
관세 여파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182억달러(약 25조4891억원)로 집계됐다. 자동차 부품업계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완성차 수출이 타격받아 국내 생산량이 감소하면 차 부품·소재 협력사도 그만큼 힘들어진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82억2200만달러(약 12조원)에 달했다.
김보형/양길성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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