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게임 '피파',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필드'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아츠(EA)가 비상장사로 전환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IF)와 어피니티파트너스, 그리고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는 EA를 약 525억달러(약 73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실버레이크는 이날 PIF가 보유한 기존 지분과 함께 현금 360억달러, JP모건으로부터 받은 대출 200억달러를 합쳐서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대출을 일으켜 기업을 인수하는 차입매수(LBO) 중 사상 최대 거래이다. 계획대로 2027 회계연도 1분기(2027년 6월)에 인수가 완료되면 인수자들은 EA를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본사인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와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윌슨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거래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어피니티파트너스의 창업자인 제러드 쿠슈너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할 때는 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심사 절차를 밟아야하는데 쿠슈너의 지원으로 수월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슈너는 "EA의 게임을 하면서 자랐다"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경영진과 미래에 대한 대담한 비전을 갖춘 뛰어난 회사"라고 치켜세웠다.
EA 매각은 최근 침체된 비디오게임 산업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디오게임 산업 성장세는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엔더스애널리시스에 따르면 PC·모바일·콘솔 게임 소비자 지출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생성 인공지능(AI) 덕분에 게임 개발이 쉬워진 결과 신규 개발사들도 난립하고 있다. 스트림DB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게임은 1만8626개로 2020년(9656개)에 비해 93% 증가했다.
이번 인수로 EA가 신규 타이틀 연구·개발보다는 수익화에 더 매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독립게임 개발사인 스플릿밀크스튜디오의 니콜라스 러벨 CEO는 "200억달러 규모의 부채는 대형 게임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부채 상환에 사용하는 것이지 미래 게임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라며 "EA가 10년 간 재투자가 없어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한 상황에서 그 뒤를 이을 기업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베팅이나 다름없다"라고 진단했다.
기존 EA 주주들은 주당 210달러의 현금을 받게 된다. 계약 체결 소식이 나오기 전인 지난 25일 기준으로 25%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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