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사장·사진)가 중국에서 판매 전략을 직접 밝히고 나섰다. 현대차가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딜러를 대상으로 한 ‘인베스터데이’를 연 자리에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3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연 현대차는 5일 뒤 상하이에서 현지 딜러와 투자자를 상대로 ‘2025 차이나 딜러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했다.
무뇨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은 과잉 생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신규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은 파트너사들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고, 현대차가 바로 그런 기회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지나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딜러들을 대상으로 현대차의 매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행사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연간 판매량을 555만 대로 늘리고,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6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중국 딜러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중국 전용 차량으로 올해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를 선보이고, 내년에는 준중형 전기 세단도 내놓겠다고 공개했다. 8월 중국에서 한국과 같은 2세대 팰리세이드를 팔기 시작한 현대차는 2027년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포함해 6종의 전기차를 중국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미국과 함께 중국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 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에선 연간 3100만 대의 차량이 팔리며, 이 중 1162만 대는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11만 대)만 확보해도 지난해 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25만6000대)의 절반에 가깝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관세 부과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미국 시장이 위축된 만큼 중국에서 판매량을 만회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 같다”고 했다.
현대차는 신차 효과를 앞세워 올해를 중국 시장 반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16년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었지만, 중국 정부의 차별 등으로 지난해 현지 공장 판매량이 16만9765대까지 줄었다. 올 들어 8월까지 판매량은 13만2748대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