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교수 연구팀은 산업 현장에서 페트(PET)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바이오 촉매 ‘쿠부M12’를 개발했다. 고열과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 기존 기계·화학적 재활용 방식의 한계를 넘어 저온에서 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촉매제다. 김 교수는 “효소를 탐색하고 개발하는 데 필요한 국내 최고 수준의 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학교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큰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일 공개된 ‘2025 INUE·한경 대학평가’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이 대거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와 의학계열을 중심으로 외부 연구비 총액이 크거나 SCI급 논문이 많은 대학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북대는 연구 성과 15.79점, 교육 혁신 25.02점, 지속 가능성 15.62점을 기록해 총점 56.44점으로 종합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거점 국립대 중 1위다. 다른 거점 국립대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데에는 연구 성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점에서 0.13점 차이로 12위를 차지한 부산대는 교육 혁신과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는 경북대를 앞섰지만 연구 성과에서 1.27점 뒤져 종합평가 순위가 밀렸다.
연구 성과 부문 세부 지표에서는 특허와 기술이전 건수에서 두 학교 간 격차가 뚜렷했다. 경북대는 2019년부터 기술이전 조직(TLO)과 사업화를 담당하는 기술지주회사를 통합 운영하며 전문성을 높여왔다. 경북대 연구산학처 관계자는 “우수한 특허권을 확보하고 조기에 기술이전·사업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변리사와 기술거래사를 포함한 전담 인력만 17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거점 국립대와 서울 주요 대학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거점 국립대 중 상위권인 경북대와 부산대가 14~15점대에 그친 연구 성과 점수는 성균관대(28.18점), 연세대(26.19점), 고려대(25.02점) 등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서울 대학들은 대기업과의 활발한 산학협력과 해외 석학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과를 확대할 수 있었지만, 거점 국립대는 재정과 네트워크 자원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한계로 작용했다.
서울대는 3대 평가 부문 중 연구 성과(30.21점)와 교육 혁신(32.67점)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대학의 지속 가능성에서는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주요 사립대에 뒤진 11위에 그쳤다. 서울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을 엄격히 선발해 관련 비율이 낮게 나타났고, THE에는 지속 가능성 지표를 제출하지 않아 점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브랜드 평가 결과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성공을 위해서도 거점 국립대가 브랜드 가치를 함께 높이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 거점 국립대 이공계열 교수는 “연구 성과만 놓고 보면 거점 국립대가 이미 충분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성과를 ‘좋은 대학’이라는 인식으로 연결해야 하는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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