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추석 연휴,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내기에는 가을 날씨가 아깝다. 근처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가벼운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추석 연휴에 보기 좋은 수준 높은 전시를 지역별로 정리했다.
덕수궁·석파정 추석 당일도 ‘활짝’
이번 연휴에는 추석 당일인 6일에도 문을 여는 미술관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이다. 천경자 화백의 작고 10주기를 맞아 열린 대규모 회고전을 주목할 만하다. 1940년대 후반부터 1990년까지 그린 회화 80점이 나왔다. 함께 열리고 있는 작가 7인의 단체전 ‘이끼’를 관람한 뒤 흥선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석파정을 함께 돌아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고향’은 김환기, 유영국, 이중섭 등 한국 근현대 작가 75명의 풍경화 210여점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덕수궁과 함께 연휴 내내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과 분관들도 휴관 없이 관객을 맞는다. 서소문동 본관에서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인 ‘강령:영혼의 기술’이 열리고 있다. 미성년자나 가족과 관람할 때 주의가 필요한 전시다. 나체나 절단된 신체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분관 전시들은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의 화가 크리스찬 히다카 개인전, 남현동 남서울미술관의 추상 조각가 전국광 개인전 등은 미술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 사진예술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창동 사진미술관의 인기 전시 ‘광채: 시작의 순간들’은 오는 12일까지만 열리니 이번 연휴에 관람을 권한다.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한남동 리움미술관은 추석 당일만 휴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장품 상설전도 함께 관람하면 더욱 좋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는 ‘각진 백자 이야기’,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등을 전시들을 관람할 수 있다.
리움미술관에서는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이불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오귀스트 로댕을 비롯해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즐비한 소장품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까치호랑이’는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전시다. ‘케이팝 데몬헌터스’ 열풍으로 국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미술 장르가 된 호작도들을 만날 수 있다. 고미술 상설전과 묶어서 관람하면 된다.
전국 각지 ‘명품 전시’

서울 밖에도 볼만한 전시가 많다.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의 전시가 대표적이다. 추석 당일만 휴관한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연휴 내내 문을 연다.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여성 화가 나혜석의 사진첩을 비롯해 박수근, 이중섭, 임군홍,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 주요 작가 13인의 작품을 ‘머무르는 순간, 흐르는 마음’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충청 권역에서는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를 단연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개막 이후 목판화 대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작품들을 내세워 전국 미술 애호가들을 청주로 끌어모으고 있다. 추석 당일만 휴관한다.


경상도 권역에서는 대구간송미술관의 전시가 돋보인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연 기획전 ‘삼청도도’에는 오만원권 지폐 뒷면에 그려진 그림으로 눈에 익은 ‘풍죽’을 비롯해 항일 관련 작품이 대거 나와 있다. 상설전시관에서는 윤두서의 ‘심산지록’, 신윤복의 풍속화 ‘청금상련’, 김정희의 서예 작품 ‘황화주실’ 등 걸작들이 새로 교체돼 나왔다.
바로 옆 대구미술관 전시에도 명작들이 즐비하다. 이강소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 장용근의 사진전과 명품 상설 전시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갈 가치가 있는 전시들이다. 대구간송미술관과 대구미술관 모두 추석 당일만 휴관한다. 부산 권역에 있다면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힐마 아프 클린트의 대규모 회고전을 들러 보자. 연휴 내내 문을 연다.

호남 권역에서는 전남수묵비엔날레를 주목해 보자. 수묵화를 주제로 전남 목포·진도군·해남군 총 6개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들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목포실내체육관이다. 가벽을 대대적으로 설치해 세련된 미술관처럼 탈바꿈한 이 공간에서는 전광영의 설치작품 ‘집합001-MY057’을 비롯한 대작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에 나온 ‘세마도’(1704)는 사상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의 ‘블랙 앤 블랙’ 전시도 호평을 받고 있는 전시다. 전시장에서는 이우환, 이응노, 이강소 등 한국 작가들과 피에르 술라주, 한스 아르퉁, 자오우키 등 이름 높은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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