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은행이 인공지능(AI)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며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려 디지털 금융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내부 업무 혁신이 두드러진다. 농협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머신러닝 기반 조기경보 모형을 적용한 AI 신용감리시스템을 가동했다. 과거 감리보고서를 전수 분석해 만든 알고리즘을 활용해 우량 차주와 고위험 차주를 자동으로 선별하고, 부실 위험을 사전에 예측한다.이를 통해 리스크 관리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개발자를 위한 ‘AI 코드 어시스턴트’도 도입했다. 통합개발환경(IDE) 내에서 코드 작성과 오류 검증을 지원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도구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이며 연내 전사 개발 업무로 확대할 계획이다.
LG CNS, PwC컨설팅 등과 함께 개발 중인 생성형 AI 플랫폼 역시 핵심 과제다. 규정이나 매뉴얼을 한 번의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식정보검색 서비스, 기업 고객에게 최적의 지원 공고를 안내하는 정책자금 추천 서비스, 고객 성향에 맞는 상담 문구를 자동 생성하는 세일즈피칭워드 서비스가 포함된다. 은행은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상담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고객 서비스에서도 AI 도입이 활발하다. 지난해 출시한 ‘AI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는 고객의 관심사, 금리, 부동산 보유 현황 등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제시한다. 퇴직을 앞둔 직장인에게는 개인연금을, 환율 변동기에 해외 송금이 많은 고객에게는 외화예적금을 추천한다. 또 설명 가능 인공지능(XAI)을 적용해 추천 사유를 실시간 제공, 신뢰성을 강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GPT를 활용한 생성 AI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주는 고령층 전용 챗봇, 다국어 번역을 지원하는 외국인 상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서비스로,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AI 기반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서비스를 내놨다. 7월 웹케시와 협약을 맺고 미래형 뱅킹 서비스 개발에도 들어갔다. 화면 메뉴를 직접 찾아 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음성 및 채팅으로 요청하면 AI가 결과를 보여주는 구조다. 은행은 이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 효율화와 고객 맞춤 서비스를 동시에 강화해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AI는 앞으로 은행 경영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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