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지난 1일(현지시간) 출시한 인공지능(AI) 영상 소셜앱 '소라2'가 테크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동명의 AI영상 생성 프로그램보다 영상 품질이 개선된 데다가 사용자를 소재로 AI 영상을 찍는다는 획기적인 컨셉이 결합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딥페이크의 윤리적 문제, 저작권 침해 논란 등도 거세다.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개발한다는 사명은 어디가고 AI 영상 찌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AI 개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픈AI가 아슬아슬한 수익화의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용자들은 자신을 촬영해서 AI영상을 만드는 기능에 환호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메타의 바이브(AI 영상 생성)가 지루한 AI 찌꺼기라면 자신을 주제로 한 소라2는 놀랍도록 재밌다"라고 극찬했다. 소라2가 인기를 끌며 비공개 초청 코드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11~45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오픈AI의 앞선 AI 영상 생성 능력이 발현되며 틱톡, 페이스북을 위협하는 새로운 소셜미디어가 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시에 딥페이크와 저작권 침해 등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소라에는 정치인·연예인 등을 활용한 딥페이크 영상이나 배트맨·포켓몬·사이버펑크 등 유명 IP를 활용한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픈AI는 "유명인 묘사를 차단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하지만 비유명인의 딥페이크 영상에 대한 검열 장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소라2의 기술 안전성을 다룬 시스템카드에는 성적 콘텐츠가 포함된 규칙 위반 동영상의 98.4%가 차단된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테크크런치는 "오픈AI의 새 소셜앱에는 무서운 (샘) 올트먼의 딥페이크가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존 홀먼 오픈AI 사전학습 담당자는 X(옛 트위터)를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라고 자평했다. 그러자 오픈AI 기술 스태프인 보아즈 바락하버브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소라2는 기술적으로 인상적이지만 다른 소셜미디어앱이나 딥페이크의 함정을 피했다고 자랑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픈AI는 43억달러(약 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손실이 78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해 적자를 냈다. AI 개발과 챗GPT 운영 등 연구·개발(R&D) 비용이 약 25억달러였고 최대 손실은 직원들에게 주는 비현금 지출이었다. 오픈AI 초기 멤버였던 미라 무라티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일리야 수츠케버 최고과학자 등이 빠져나가며 '혁신이 정체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한 비용을 쓴 것이다.
AI 인프라에 들어가는 비용은 더욱 천문학적이다. 오픈AI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서버 비용으로 약 4500억달러(약 630조원)를 쓸 계획이다. 여기에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공동 추진 중인 AI서버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는 5000억달러(약 700조원)가 들어간다.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AI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AI 모델을 수익화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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