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여야 의원들이 모처럼 국회 밖에서 화합하려다 더불어민주당의 불참 결정으로 잡음이 쏟아지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모경종 민주당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 3인은 추석 전날인 5일 PC방에서 모여 '현대판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펼친다고 1일 발표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주최하는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모 의원이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계엄 이후 청산도 안 된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 맞냐는 지적 등이 이유였다. 결국 모 의원은 "실망하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2일 디시인사이드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 "불참을 선언한 모경종 의원의 행동을 e스포츠 문화와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모 의원의 '스타크래프트' 교류 행사 불참 선언은 사전에 공지된 일정과 취지를 스스로 뒤집은 결정이다"라며 "공개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혀 기대를 형성한 뒤, 여론의 흐름만을 이유로 돌연 불참을 통보한 행위는 사전 고지된 일정을 번복해 준비와 진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한 책임 회피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기획은 본래 정치적 대립을 넘어 화합을 시도하고, 명절의 나눔·상생 가치를 실천하며, 국민과 함께 즐기는 새로운 교류의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안내됐다"면서 "여야 의원과 전직 프로게이머가 팀을 이뤄 경쟁하고, 승리팀 지역구의 복지시설에 기부해 취약계층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표방했다. 이러한 취지가 분명한 상황에서 당사자가 충분한 설명과 대체 방안 없이 발을 뺀 것은, 문화와 정치를 잇는 시도를 단순한 정치적 눈치 보기로 전락시킨 결정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PC방' 문화와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결합하며 '스타크래프트'는 세대 공통의 문화가 되었고, 2010년에는 GSL이 출범해 글로벌 무대로 확장했다. 이 전통은 20여년간 팬들의 헌신과 함께 이어져 왔다"면서 "약속을 뒤집는 한 번의 결정은 단지 일정 취소가 아니라 문화 공동체의 신뢰를 허무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불참 경위와 내부 조율 과정을 즉시 공개하고 팬·주최 측·참여 예정자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책임 있게 사과하라"면서 "정치는 게임이 아니다. 그러나 게임을 매개로 한 공적 교류는 시민의 삶과 문화에 실질적 가치를 낳을 수 있다. 그 전제는 언제나 약속과 신뢰다. 우리는 e스포츠가 20여년간 일군 전통과 팬덤의 헌신을 외면한 채 입장을 번복한 모경종 국회의원의 행태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분명히 했다.
모 의원은 앞서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여러분들께서 주신 여러 의견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고자 한다. 저는 이준석·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모 의원은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가 모두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현안 해결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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