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축한 공동주택에 장애인의 통행을 위한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시공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GS건설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를 상대로 하자 판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7월 24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GS건설은 2019년 4월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20개 동, 총 178세대로 이뤄진 단지형 연립주택을 시공했다. 하심위는 2022년 8월 20개 동 중 1개 동의 주 출입구로부터 주차장과 도로로 이어지는 출입구 사이에 계단만 있고 별도 경사로는 설치되지 않은 것을 하자로 판정했다.
공동주택 중 연립주택의 경우 세대 수가 10세대 이상이라면 장애인을 위한 소정의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장애인등편의법) 7조 3호를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GS건설은 이의신청했으나 하심위는 재심을 거쳐 2023년 11월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GS건설은 장애인등편의법 규정상 ‘10세대 이상’은 전 세대 수 합산이 아니라 1개 동의 세대 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하나의 대지 안에 2동 이상의 건축물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동일한 건축물로 본다는 구(舊)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따라 전체 세대 수를 기준으로 그 충족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GS건설은 문제가 된 동의 주출입구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연결되며, 출입구와 접근로 사이에 단차가 없어 하자로 볼 수 없다는 논리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하 1층에는 주차장 외 세대가 없고, 적어도 세대가 위치한 1층까지는 장애인 등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기각했다.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은 건 설계상 하자여서 시공사 책임이 아니라는 GS건설 측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는 수급인이 설계 도면대로 시공했다면 하자 담보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건축 공사에서 수급인은 건축, 토목 공사에 관한 전문가로서 하자 없는 일을 완성할 능력과 의무가 있다”며 “관련 법령에 위반된 설계 도면을 제공받았다면 그 적합성을 스스로 검토하고 도급인에게 적절한 의견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주택 시공사이자 국내 대표 건설사 중 하나인 원고는 건축 공사 진행 전 설계상 하자를 도급인에게 고지하고 그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하심위의 처분이 적법했다고 결론 내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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