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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日총리 누가 되든 미국通

입력 2025-10-03 16:07   수정 2025-10-04 00:10

흥선대원군이 척화비를 세운 1871년, 일본에서는 대규모 해외 문물 시찰단인 이와쿠라 사절단이 출국했다. 정치인, 학자, 유학생 등 107명이 2년간 미국과 유럽 12개국을 돌며 선진 문화를 습득해 오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당시 국가 예산의 1%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부단장 격인 부사 중 한 사람이 후일 일본 초대 총리가 되는 이토 히로부미다. 7세 소녀로 일본 최초의 여자 유학생이 된 쓰다 우메코는 5000엔권 지폐의 인물이다.

서구 문명에 대한 일본의 열망은 에도막부 때부터 싹텄다. 17세기 나가사키에 조성한 인공섬 데지마를 통해 일본과 독점 무역을 허락받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정례적으로 ‘네덜란드 풍설서’로 불리는 해외 정보 보고서를 막부에 제출했다. 데지마의 네덜란드인 무역관장은 매년 에도의 쇼군을 알현하고, 바깥 세상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발전해 간 것이 근대 일본을 이끈 서양 학문, 난학(蘭學·란가쿠)이다.

일본의 국제 감각은 104대 총리를 결정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재입증됐다. 후보 5명 모두 미국 유학파이거나 미국 정계 근무 경험을 갖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유력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컬럼비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내각 2인자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트럼프 1기 때 미국과 무역 협상을 주도한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주미 일본대사관 근무 이력이 있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 등 세 명은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선후배 간이다. 후보자 중 유일하게 미국 유학을 가지 않은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미국 연방 하원의원 정책보좌관 경력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한 아소 다로 자민당 최고 고문 또한 스탠퍼드대 유학파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트럼프와 찰떡궁합을 보인 아베신조 전 총리와는 달리 트럼프와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 일본인들이 기대하는 것은 트럼프와 코드를 맞출 수 있는 ‘미국통 총리’일 것이다. 일본 새 총리 결정 이후 한·미 관계가 더 소원해질지 염려스러운 대목이 없지 않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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