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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아들 택배 열었다 '깜짝'…안에서 쏟아진 물건 정체

입력 2025-10-08 22:12   수정 2025-10-08 23:12


남성들이 거울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엔 면도 후 애프터셰이브를 바르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세럼과 쿠션, 향수까지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화장과 패션 등에 관심이 많아진 남성인 ‘그루밍(grooming)’족이 하나의 수요층으로 자리 잡으며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도 1조 원을 넘어섰다. K-뷰티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남성 뷰티’가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24년 기준 1조2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6000억 원) 대비 5년새 두 배 가량 성장했다. 이 가운데 스킨케어·향수·헤어케어가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각 기능을 하나로 합친 올인원(All-in-One) 제품과 저자극 기능성 제품이 매출을 이끌었다. 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가 일상화되면서 “화면 속 얼굴이 곧 프로필”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윤지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은 “남성은 ‘꾸민다’보다 ‘관리한다’는 표현에 거부감이 적다”며 “자기관리의 연장선에서 뷰티 제품을 소비하는 행태가 보편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남성 뷰티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도 남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옴므 액티브워터’, ‘설화수 윤조에센스 포맨’ 등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했고, LG생활건강은 ‘보닌(BONNEIN)’, ‘벨먼옴므’로 기능성 라인을 확장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남성 화장품은 과거 여성 라인의 보조 카테고리였지만, 이제는 독립 브랜드 수준으로 시장이 다양하게 세분화됐다”며 “피부 타입별·직업군별로 세분화된 제품군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 소비자들의 구매 채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 중심에서 벗어나 온라인·라이브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네이버·쿠팡 등 주요 플랫폼에서 ‘남성 스킨케어 세트’, ‘남자 쿠션’ 검색량은 1년 새 80%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남성 화장품 매장을 3개 층으로 확대했고, 롯데백화점은 ‘맨즈 라운지’를 개설해 향수·피부 진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가장 활발하게 그루밍족을 공략하고 있는 곳은 스타트업이다. 블랭크옴므, 닥터자르트 포맨, 보타닉힐보이 등도 ‘젠더리스(성 중립)’ 콘셉트로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 스타트업인 ‘세이션’은 남성 화장품으로 국내보다 그루밍 시장이 큰 동남아시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무덥고 습한 기후를 가진 동남아 시장에 맞춰 기초 화장품과 헤어왁스, 썬크림 등을 기능성 제품을 전략적으로 내놓았다.

세이션이 집중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이다. 구 대표는 세이션의 동남아 성공비결로 '시딩 마케팅'을 꼽았다. 해당 국가의 패션·메이크업 관련 주요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사회관계망시스템(SNS)에 관련 리뷰를 요청해 입소문을 내는 방식이다. 한번에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해당 국가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이 보내진다.

그 나라의 인플루언서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구 대표는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했다고 했다. 그는 “뭘 검색해야 필리핀에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며 “우리가 AI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부류의 인플루언서들을 찾는지 정해서 알려주면 AI프로그램이 알아서 그들에게 문자메시지나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준다”고 말했다.

해당 국가 인플루언서들이 세이션의 제품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바로 제품을 보내준다. 이들이 제품을 써보고 SNS에 올리는 후기는 곧바로 세이션의 브랜드 평판 이어진다. 해당 국가의 마케터가 없어도 저절로 유명인 마케팅 효과를 얻는 셈이다. .

구경모 세이션 대표는 “동남아시아는 K컬처에 대한 반응이 좋은 지역이라 애초 이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무엇보다 최근 전세계 MZ세대들은 꾸미기를 좋아하는 그루밍족이 많은데 남자를 이해하고 만든 브랜드는 없었다고 생각해 창업했다”고 말했다.

향수·립밤 등 젠더리스 제품도 남성 뷰티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고객의 절반 이상이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공유용 향수’를 찾는다”며 “중성적 패키징과 향조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성 그루밍의 확산을 일시적 유행이 아닌 소비문화의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이지현 한국소비문화연구소 박사는 “남성의 외모 관리가 자기 확신(Self-confidence)과 사회적 경쟁력의 표현으로 변했다”며 “앞으로 뷰티·패션·헬스케어가 융합된 ‘토털 그루밍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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