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시장에서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설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요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효율적인 구조와 맞춤형 설계를 통해 주거 만족도와 실용성을 동시에 잡는 단지들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10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2025 부동산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집'의 개념을 묻자 응답자의 59%가 '개성을 표현하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공간'을 꼽아,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41%) 을 크게 앞질렀다. 전년도 동일한 조사에서 두 문항의 응답 격차가 8%포인트(P)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본인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는 실용적 공간에 대한 수요가 한층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희망하는 주거 공간도 달라졌다. '거실 발코니'를 원하는 응답은 24%로 전년보다 7.1%P 늘었고, '방과 연결된 발코니'를 꼽은 응답 역시 15%로 5%P 상승했다. 수요자들이 단순한 평면을 넘어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공간 활용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건설사들도 공간 활용 설계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팬트리·알파룸 등 서브 공간부터 세대 내부 선택형 구조, 다양한 평면 구성, 높은 천정고로 개방감을 살린 설계가 대표적이다. 또한, 저층 세대에는 개인 정원과 테라스를 도입해 단독주택 수준의 주거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도 공간활용도를 높인 설계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영천동 '동탄파크자이' 전용면적 99㎡는 올해 4월 9억1500만원(1층)에 거래돼 동일 평형 최고가를 기록했다. 로열층으로 인기가 많은 10층 매물(8억4000만원)보다도 7500만원 높은 액수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이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 전용 84.97㎡는 지난 2024년 4월 15억9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같은 달 19층 매물이 15억3000만원에 팔린 것에 비해 6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두 단지 1층이 고층보다 높은 가격을 받은 배경에는 높은 공간활용도가 있다. 두 단지 일부 1층 세대는 거실 발코니 전면부에 테라스를 설치해 입주자가 전용 정원으로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집은 이제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일과 휴식, 취미와 개성을 담는 생활의 무대로 바뀌고 있다"며 "자투리 공간까지 실사용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평면 설계는 수요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 효율적 공간 설계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