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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아내 "이 남자랑 못 헤어져"…분노 폭발한 남편 결국

입력 2025-10-12 13:45   수정 2025-10-12 16:11

아내가 결혼 직전 같은 직장 동료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결혼생활 중 "정리하라"는 요구도 거절하자 흉기를 휘두른 남편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남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결혼생활 도중 배우자가 직장 동료와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고권홍)는 살인예비·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아내인 B씨와 5년간 교제하다 지난해 결혼했다. 하지만 B씨는 결혼 두 달 전 자신보다 11살 더 많은 직장 동료와 교제를 시작했다. 그는 결혼 후에도 직장 동료와의 불륜관계를 유지했다.

B씨는 올해 초 A씨에게 불륜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이에 "셋이 같이 만나 정리하자"고 제안했고 다음 날 만나기로 했다. 그는 주거지에 있던 흉기를 챙겨 옷 안에 넣은 뒤 B씨와 직장 동료를 만났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서로 관계를 정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직장 동료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B씨는 이어 "난 남자친구랑 못 헤어지겠다", "너랑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화가 나 흉기를 쥔 채 직장 동료를 쫓아가려고 했지만 B씨의 만류로 포기했다.

그는 이후 지속적으로 B씨에게 "남자친구를 죽이고 나도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네 달 뒤 B씨가 직장 동료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에 있는 것을 목격하자 결국 폭발했다. 그는 직장 동료와 몸싸움을 하면서 "왜 안 헤어지냐, 자꾸 그러면 죽이겠다"는 취지의 말을 이어갔다. B씨는 이 행동을 보고 같은 달 결국 A씨와 같이 살던 집을 나와 직장 동료 주거지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B씨가 집을 나가자 한 애플리케이션(앱) 인증 기록 등을 활용해 주거지를 찾아냈다. 이후 B씨 등을 발견하면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과정에서 B씨를 발견하자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태웠다. B씨가 "왜 왔냐"고 묻자 "죽이러 왔다"면서 직장 동료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했다.

법원은 A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았던 점,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장인·장모였던 B씨 부모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일정 기간 구금생활을 통해 범행을 속죄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B씨와 결혼생활 중 B씨의 직장 동료와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알게 되어 화가 나 범행에 이른 것으로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A씨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과 지인들이 A씨에 대한 계도를 다짐하면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A씨의 장인, 장모였던 B씨의 부모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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