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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AI 장편영화 '중간계'의 강윤성 감독 "AI, 다음 작품에도 적극적으로 쓸 계획"

입력 2025-10-13 17:56   수정 2025-10-13 17:57

한국 최초의 형사 프랜차이즈의 초석을 빚은 인물. 디즈니 플러스 코리아의 대표작이 된 두 작품 <카지노 1, 2>, <파인: 촌뜨기들>을 연달아 만들어 낸 감독. 데뷔 이후로 10년이 채 되지 않는 강윤석 감독의 활약상에 대한 대강의 수식이다. 그는 곧 공개되는 <중간계> (10월 15일 개봉)로 또 다른 ‘최초’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엔 AI (실사) 영화를 통해서다. AI 기술을 100% 이용한 AI 단편 영화들이 영화제와 공모전 등으로 공개된 적은 많지만 실제 배우들이 출연하는 실사 영화에 주도적으로 사용되어 장편으로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영화는 61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극장 개봉작으로서 중편 정도의 영화를 시리즈로 구성하는 또 다른 최초의 포맷을 시도하고 있다. 과연 ‘전방위적인’ 실험이 일어나고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공개 직전, 강윤성 감독을 만나 작품의 연대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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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영화 혹은 AI 기술을 이용한 실사 영화가 메이저 장편 프로젝트로 극장 개봉을 하는 것은 <중간계>가 처음이 아닌가. 이 기획의 시초가 궁금하다.

"일단 이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중간계’에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25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웃음). 당시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연출일을 하기 위해 귀국한 상태였다. 마침내 연출을 할 기회가 생겼고, 앞서 언급한 이야기로 ‘뫼비우스’라는 제목의 스크립트를 썼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후로 난 <범죄도시>로 데뷔하게 되었고 이 영화는 계속 동면 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작년, <파인: 촌뜨기들>의 촬영이 끝나고 KT로부터 10분 정도의 짧은 AI 영상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왔다. 이 제안을 내가 장편영화로 확장시켰고 AI 영화가 될 것이라면 예전에 썼던 ‘뫼비우스’의 중간계 이야기를 수정,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일단 영화의 여러 가지 레이블 중에서 ‘생성형 AI’로 제작된 영화라는 수식이 있더라. 정확히 생성형 AI는 어떤 것이며 어떻게 영화에 적용이 된 것인가.

"생성형 AI란 정보를 입력하면 그것에 맞는 이미지나 영상, 등 다양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만들어진 AI 영화들은 대부분 생성형 AI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텍스트에서 이미지(그리고 비디오로 생성)가 생성되는 방법, 그리고 텍스트에서 비디오로 바로 만들어 내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중간계>는 후자의 방법으로 만들어 낸 작품이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AI로 해 볼 수 있는 분야는 모두 AI로 시도해봤다. 일종의 도전이기도 하고 실험이기도 했다."



▷ AI 연출이 따로 있더라. 역할의 분담을 어떻게 했는지.

"사실 그 역할 분담, 그러니까 사람의 역할 분담이라기보다 어떤 부분은 AI로 하고 어떤 부분, 혹은 어디까지는 VFX/CG로 할 것인지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 겹치는 부분도 상당하고 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중간계>에서 등장하는 모든 크리쳐들은 모두 AI로 한 것이다. 물론 차량 폭파씬이나 그 외의 불이 나오는 장면 등 역시 AI의 부분이고 비주얼의 완성도가 다소 부족한 부분을 나중에 VFX로 마무리했다.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이제껏 실사와 AI를 섞은 영화가 없었기 때문에 (적어도 한국에서는) 이런 것들을 참고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선례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프리 단계에서 어떤 부분을 AI로 할지 계획했던 것들이 실제 촬영장에서는 안 맞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예를 들어 그린 스크린도 AI 환경에서는 (실제 백그라운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쓸 수가 없어 실제 로케이션에서 촬영을 해야 했다."

▷ 이번 작품을 통해서 감독님이 본 AI의 가능성은 어떤 것이었나.

"AI는 효율성이 높다. CG로 하는 작업은 정밀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AI를 잘 활용하면 비용과 인력, 그리고 제작 기간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CG뿐만 아니라 영화의 후반작업에서 요하는 과정들, 그러니까 사운드 믹싱이나 색 보정 같은 것도 모두 AI가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그럼에도 발견한 한계가 있다면 어떤 것일지.

"아직까지는 AI가 CG를 100% 대체할 수 없다. 지금은 AI가 70%밖에 구현해 내지 못하는 것들도 꽤 많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결국 CG의 터치가 필요하다. 현재는 두 개를 같이 병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할까. 다만 AI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중이고 이 부분도 언젠가는 극복이 될 것이다."

▷ <중간계>의 러닝타임은 60분여 정도로 중편에 가깝다. 러닝타임이 짧은 것도 AI 기술의 한계 때문인가?

"그렇진 않다. 이번 영화는 ‘시리즈 영화’라고 해서 1시간짜리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어 내는 컨셉으로 기획되었다. 사실 AI와 실사가 만나는 것도 국내 첫 사례지만 ‘시리즈 영화’라는 개념도 (물론 후속편이 계속 제작되는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존재하지만) 처음 도전하는 것이다. 영화 기술, 그리고 산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보니 영화의 포맷에도 많은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



▷ AI로 인해 많은 것이 대체될 수 있겠지만 배우의 영역만큼은 아닐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견이다. 이번에 배우들과 <중간계> 작업을 하면서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궁금하다.

"강조하건대 AI는 절대 배우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배우는 크리에이터다. 감정과 표정을 만들어 내는 주체고, 그것을 AI는 그것을 복제하거나 변형하는 정도다.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중간계>에서 쓰이는 AI 기술이 기존의 CG와 같은 부분이라서 연기를 하는 데는 (CG 촬영 부분과)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CG 촬영 같은 경우 특히 이번 영화처럼 괴물이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면, 대부분 그린 스크린, 즉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지만 AI 기술은 현장 소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로케이션에서 촬영을 한다는 점이 달랐을 것이다. 괴물과 배우들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괴물파트를 모형이 대신하도록 해서 배우들이 시선과 동선을 잡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도록 했다."

▷ 불교와 관련된 레퍼런스들이 많이 등장한다. 영화의 중후반이 조계사를 배경으로 하는 것도 그렇고 사천왕이랄지, 저승사자 같은 아이콘들 말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연코 염라대왕이다. 관객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누가 등장하는지 밝히지 않겠지만 런닝셔츠 차림의 할아버지 염라대왕은 꽤 충격적이다.

"(웃음) 추리닝과 런닝은 내가 난 아이디어고 스카프를 얹은 것은 미술 감독의 아이디어다. 염라대왕이라는 컨셉에 있어서는 최대한 기존의 장엄하고 거대한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뭔가 왜소하고 코믹한 존재로 재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판타지 장르지만 동양적인 아이콘과 이미지를 사용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부터 견고한 생각이었다. 십이간지를 재현한다거나, 조계사를 배경으로 한 것도 한국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었던 애초 계획의 반영이다."



▷ 감독님은 진선규, 박지환, 홍기준, 김민 등 뛰어난 배우들을 발굴하신 것으로도 워낙 유명하지 않나. 그렇게 원석 같은 배우들을 발굴해서 지금은 ‘강윤성 사단’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배우 군단이 존재하고 말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동시에 처음 작업을 하는 변요한, 방효린 등의 배우들 역시 인상적이다.

"특히 김민 배우 (다들 놀라지만 한국인, 동두천 출신이다)의 첫 한국어 연기를 기대하시라 (웃음)! 변요한 배우는 순발력이 매우 좋더라. 현장에서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감각이 매우 좋다. 방효린 배우 같은 경우엔 아는 분으로부터 극찬을 들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독특한 매력과 재능이 있는 배우였다. 평소에는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 반전도 매력적이었다."

▷ 이제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출자로서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취는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사실 성취에 대한 생각보다 걱정이 더 많다. 한 시간으로 구성한 시리즈 영화의 첫 발걸음이라는 것, 그리고 AI와 실사가 공존하는 첫 영화라는 점도 처음인 프로젝트라 거의 실험 영화에 가깝다. 이런 영화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궁금하고 긴장된다. 그럼에도 성취한 것을 굳이 생각해 보자면 AI 작업이 영상에 있어서 어떻게, 얼마만큼 활용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도전을 했다는 것,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로 완성형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번 영화로 AI의 가능성을 봤고, 어떻게 앞으로 (더욱)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조금 더 공부를 해보면 실제로 많은 부분, 요소, 과정에 적용이 가능하고 나의 다음 작품에도 적극적으로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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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공개를 앞둔 감독의 아티스트적 모습은 아름답다. 그것이 감독이든, 배우든, 스텝이든 그들의 상기된 표정과 기대는 보는 사람 역시 같은 기대와 흥분을 갖게 한다. 물론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이 주목할 만한 의미와 성취가 있을 때 더더욱 그러하다. 강윤성 감독이 언급했듯 <중간계>는 전례가 없는 시도와 도전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것의 결과는 흥행 성패를 가늠하기 이전에 이미 유의미한 것이다. 새로운 것이 사라진 현재의 한국 영화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지 그 어느 때 보다 기대가 된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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