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이석을 불허한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천 처장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제청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다.
천 처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이) '우리 사법부와 모든 법관이 삼권분립을 존중받기 위해선 우리도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예전부터 관행처럼 이뤄져 왔던 국감에서 인사 말씀과 마무리 발언을 하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키자'는 생각을 했다"며 "'종전 관행을 존중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천 처장은 '종전 관행'에 대해 "87년 체제 이후 대법원장이 국회에 나와서 일문일답을 한 적이 없다"며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은 독립투사, 정치가, 법전편찬위원장 등 여러 지위를 겸직한 상황에서 (국회에 나와) 말한 것이지 이렇게 재판 사안에 대해 일문일답을 한 적은 없다. 김명수 대법원장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사말을 하고, 마무리 말을 할 때 여러 질의에 답했다"고 했다.
천 처장은 이어 "오늘 이 자리에 대법원장께서 인사 말씀을 하셨고, 여러 위원님들께서 주시는 말씀을 지금 듣고 있다. 남은 부분은 미진하지만 제가 답변하면서, 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마무리 말씀으로 대법원장이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했다. 끝으로 "우리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 교과에서부터 (나오는) 삼권분립, 사법부 존중, 국회 존중 이런 부분이 이 자리에서도 실현되는 모습을 저희도 원한다"면서 조 대법원장의 이석 허가를 요청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기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것이 위축되고 외부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이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이를 불허하고 질의응답을 강행했다. 결국 조 대법원장은 1시간 넘게 굳은 표정으로 국감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난 적 있느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속도 처리한 선거법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 '윤석열과 만난 적이 있느냐' 등 질문 세례를 쏟았지만 조 대법원장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답하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기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5월 12일 천 처장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면서 "대법원판결이 우리 사회와 미래세대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대법관으로서 부담이 클 것"이라며 "사법부 독립,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만큼 훌륭하게 대법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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