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상명대에서는 김종희 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김 총장 배우자인 이준방 상명학원 이사는 배상명 상명대 설립자의 외손자로, 2021년 말까지 약 29년간 이사장을 지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학재단 법인 이사장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및 그 배우자는 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의 장으로 임명될 수 없다. 이 이사가 2021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직만 맡으면서 배우자가 총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상명대 총장 임명을 둘러싼 학내 갈등은 친족 위주 경영 형태가 일반화한 한국 사학법인 거버넌스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2025 INUE·한경 대학법인평가에서 하위 20위권 대학법인 중에는 친족 위주 이사회 운영과 법인의 경영 능력 부재가 맞물려 대학 재정 상황을 악화시킨 사례가 많았다. 이번 평가에서 상명학원은 29.04점을 받아 83개 법인 중 73위에 자리했다.
법인이 대학의 존립까지 위협하면서 학내 구성원과 법인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친족 중심 법인 운영에 대한 학내 문제 제기가 이어진 동덕학원은 79위로, 법인 재정건전성(3.58점)과 지속가능성(12.17점)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법인전입금 비율은 0.36%에 불과했다.
법인의 대학 재정 기여가 사실상 전무한 경우도 있다. 이영수 목사가 1983년 설립한 중부학원(중부대)은 법정부담금 부담률과 학교운영경비 법인 부담률이 0%다. 법인전입금 비율도 0.05%에 불과하다. 등록금 의존율은 61.77%로 조사 대상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2021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허위 이사회를 열어 법인 운영의 핵심 내용을 의결한 것이 적발돼 이사장 등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되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후 신임 총장 임명 과정에서는 친족 세습 문제가 불거졌다. 그 결과 법인 이사회 운영 지표 등 지속가능성 일부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장의 법인 자금 사적 유용(명지대), 교비회계의 법인회계 전용(수원대) 등 사학 비리로 위기를 겪은 대학 법인들의 순위도 하위권이다. 수원대를 운영하는 고운학원은 법인 재정건전성은 54위로 나쁘지 않지만 지속가능성에서 83위에 그쳐 최종 평가에서 81위에 머물렀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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