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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파괴'가 혁신으로 연결…지속 성장의 비밀 밝혔다

입력 2025-10-13 20:04   수정 2025-10-14 02:04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79)와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69),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교수(79)가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것은 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이 인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연구한 지속 성장의 비결이 인공지능(AI)발 혁신이 확산하는 현시점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 성장의 전제는 ‘문화와 제도’

노벨위원회는 모키어 교수가 “기술 진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을 파악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수상 이유로 꼽았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지분 절반이 모키어 교수에게 수여됐다.

1946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모키어 교수는 경제사학 분야 석학이다. 이스라엘 히브리대를 졸업한 뒤 1974년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과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모키어 교수는 기술 진보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끈다고 분석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와 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사적으로 입증했다. 그는 산업혁명이 다른 곳이 아니라 서구에서 일어난 이유로 ‘유럽 특유의 문화’를 꼽았다. ‘위대한 풍요’라고 부르는 근대적 경제 성장은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화’의 구성 요소인 신념, 가치, 선호의 급격한 전환에 의해 초래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7세기 후반 등장한 계몽주의가 자연현상을 탐구하고 연구해 활용 가능한 자연 규칙을 찾아내 이해했으며, 이렇게 얻은 지식을 생산 활동에 적용하면 물질적 부가 증가하고 인간의 삶이 나아질 것이란 믿음을 줬고, 이것이 19세기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한 문화적 돌파구가 됐다는 것이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모키어는 역사학자 입장에서 경제학의 장기 성장과 혁신을 바라본 인물”이라며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는 독자적 접근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모키어 교수는 혁신 및 지식경제와 관련된 주류 경제 성장이론과 같은 맥락에서 성장의 증거를 탐색했다는 점에서 큰 임팩트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창조적 파괴가 지속 성장 이끈다

아기옹 교수와 하윗 교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연구한 공로로 공동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나머지 50%의 지분을 절반씩 받는다. 이들은 1910년대에 조지프 슘페터가 고안한 창조적 파괴 이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연구자다. 1992년 이들이 구축한 창조적 파괴에 대한 수학적 모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모델은 새롭고 더 나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오래된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혁신은 새롭지만 경쟁에서 열세가 된 회사는 파괴된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올해 ‘다산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전현배 서강대 교수는 “세 명의 수상자는 새로운 기술이 있어도 이를 뒷받침하는 시장구조와 제도가 있어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을 설계한 연구자들”이라며 “아기옹 교수와 하윗 교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이론을 만들었고, 모키어 교수는 이들의 논리를 역사적으로 실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지금, 새로운 기술을 내놓고 있는 기업의 혁신을 방해하지 않는 법과 제도, 시장 구조를 택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상자들의 연구 분야를 한마디로 종합하면 ‘혁신 성장’”이라며 “최근 AI 혁신이 주목받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모두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모키어 교수는 네덜란드에서 출생한 이스라엘계 미국인이다. 아기옹 교수는 프랑스와 영국 런던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인, 하윗 교수는 캐나다 출신이다. AP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기옹 교수는 수상자 발표 뒤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에 대해 “기분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기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장의 원동력은 개방성”이라며 “이를 방해하는 것은 성장의 장애물”이라고 했다.

강진규/김익환/이광식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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