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내년 실적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실적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연결 기준 분기 영업이익이 60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1%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6.87% 웃돌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358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에 대해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3%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지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들의 최소 구매 물량 미달분에 대한 보상금이 반영돼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시장 내 제한대상외국기업(PFE) 원산지 규제로 ESS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약 8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테슬라 판매 호조세는 소형 배터리 부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최고치까지 치솟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2차전지 업종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2026년 영업이익 눈높이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2026년 영업이익은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얼마나 둔화할지에 달려 있다. 보조금 폐지 후 일부 OEM은 가격 할인 및 자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판매 둔화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 연구원은 "GM에 판매하는 배터리가 2025년 29GWh(기가와트시)에서 내년 25GWh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추정치로 2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컨센서스는 3조2000억원이다.
메리츠증권도 2차전지 산업에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노우호 연구원은 "북미·유럽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장기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생산 설비 가동률이 뚜렷하게 오르지 않으면 2차전지 기업에 '비중 확대'라는 낙관적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ESS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업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 ESS 또는 미국·유럽 외 전기차 판매 호조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확대 및 중국·유럽 선도 전기차 업체의 파생 모델 신차 효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차별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도 "미국 행정부의 중국산 ESS 규제 강화는 국내 배터리 셀 업체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ESS 부문의 영업이익은 2025년 약 3330억원에서 2027년 약 2조1000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SS 사업 모멘텀이 본격화하며 중장기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주가에 대해선 "미국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종료, 유럽 내 중국산 배터리와의 경쟁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위험 요인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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