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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배로 늘리는 남북 경협 예산, 세부 내용 공개하는 게 옳다

입력 2025-10-14 17:32  

통일부가 남북 경제협력사업 예산을 3배 가까이 증액하면서도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사업 중 경제협력사업 예산안은 1789억원으로 올해(605억원)보다 1184억원이나 늘려 편성했지만, 세부 내용은 온통 깜깜이라고 한다. 경제협력사업은 남북 합의로 철도 및 도로 연결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교류협력 기반 조성사업의 경비를 무상 지원하는 데 쓰인다.

세금을 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생각하면 남북 경협사업 예산을 공개하지 않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통일부는 사업예산 내용이 알려지면 민감한 정보가 노출돼 대북 협상력이 저하된다는 점을 비공개 이유로 든다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도 경제협력사업 예산 공개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제반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최근 대통령실도 세금을 올바르게 집행한다는 차원에서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등의 집행 정보를 처음 공개한 마당이다.

북한이 남북 경협사업으로 건설한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철도를 지난해 폭파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에서도 향후 예산 집행의 투명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철도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1억3290만달러(약 1800억원)의 현물 차관을 제공해 건설한 시설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북남관계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이며 대한민국은 불변의 주적”이라고 줄곧 말해왔다. 북한은 얼마 전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대거 공개하며 미사일 능력과 핵전력을 과시했다.

통일부는 이런 상황에서 남북 경협을 다시 모색하고 개성공단 재가동도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비핵화 요구가 빠진 일방적인 구애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럴수록 더 경협 예산의 세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 정보 공개가 안 되면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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