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와 크레센도가 2022년 공동으로 세포치료제 생산기업 메디포스트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 자본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임상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바이오기업에 PEF가 투자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두 회사 모두 이전까지 정보기술(IT) 업종에 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두 PEF는 메디포스트가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2022년 당시 메디포스트는 매출 613억원에 영업손실 107억원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 제대혈 시장의 70%를 장악해 안정적인 현금이 유입되고 있었다. 세계 최초의 타인 줄기세포 기반 무릎 연골 치료제인 카티스템(사진)을 2012년부터 국내에 시판하며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기도 했다.
스카이레이크와 크레센도는 카티스템의 해외 임상과 영업망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면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한국 대비 10배 이상인 미국 시장 등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파트너로 민현기 스카이레이크 대표가 손을 내밀었고 이기두 크레센도 대표가 의기투합했다. 두 회사는 2118억원을 투입해 메디포스트 지분 46%를 인수하며 공동 최대주주에 올랐다. 메디포스트 창업자인 양윤선 전 대표는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고문 자격으로 영업 및 대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인수 이후 두 PEF는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여러 개로 분산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재편했다. 생산 효율도 크게 끌어올려 유휴 장비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으로 돌려 추가 매출을 창출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줄기세포 화장품 자회사를 매각했으며 본사 사업본부는 7개에서 4개로 줄였다. 지난해 20.9% 늘어난 741억원의 매출과 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꾸준한 지원으로 카티스템의 해외 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 이후 일본의 임상 2상이 마무리되고 3상 환자 투여까지 완료됐다. 이르면 내년 말 시판 허가를 받아 2027년부터 본격 판매할 전망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년 뒤 일본 시판이 본격화하면 ‘아시아 첫 세포치료제 수출’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최종 관문에 들어섰다. 회사는 2028~2029년 BLA(생물의약품 허가) 획득,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2500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유치, 미국 임상과 글로벌 제조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예정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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