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항만 수수료 부과로 하루만에 초대형유조선(VLCC) 전세 비용이 하루만에 49% 급등하는 등 원유 운송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미가공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항만 수수료 부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선박이 아님을 입증하는 서류 작업 등으로 항만 정박 취소 및 지연이 발생하며 운임 비용 부담을 더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발틱 거래소가 12개 주요 탱커 노선의 운임을 가중 합산해서 산출하는 ‘더티 탱커 지수’는 중국이 항만 수수료를 발표한 14일 기준 1,152.0 포인트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틱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초대형유조선 (VLCC) 전세 비용은 중국의 발표 이후 49% 급등했다. 미국 걸프만에서 출발하는 VLCC 전세 비용은 11.5% 상승했다.
중국이 미국과 연계된 선박에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 항구에 입항하는 선박이 미국 지분이 25% 미만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발급도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용선주들은 유조선의 운항을 취소하거나 교체하면서 중국 항구에 혼잡이 발생했다고 무역상과 선박 중개업체들은 설명했다.
일부 선주들은 미국 지분이 25%를 넘은 경우 중국과 홍콩을 도착지에서 제외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갈 선박과 가지 않을 선박에 대한 이중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중국에 갈 선박은 더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중국으로 가지 않는 선박은 항해 도중 화물을 선박간에 환적하는 등의 편법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국산 선박 수수료 부과에 대한 맞대응으로 시행된 중국의 미국산 선박 수수료는 아시아 석유 거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 조치로 초대형 원유 운송업체들의 부담은 적지 않다. 유조선이 한 번씩 중국으로 항해할 때마다 600만달러(약 85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추가됐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미국의 선주들에게 부담이 된다. 또 궁극적으로는 중국에 들어가는 제품 가격에 전가돼 결국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오일 브로커리지의 글로벌 해운 리서치 책임자인 아눕 싱은 중국 건조 선박과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제외해도 전 세계 877척의 VLCC 중 약 6분의 1이 중국의 조치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어떤 선박이 중국 규정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