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14일 파행을 빚은 가운데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국회의원들의 추태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쯔양도 놀란 과방위 국정감사' 영상에는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욕설까지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과방위 국감은 오후 내내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2일과 5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박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화면에 표시된 메시지는 '박정훈입니다. 전화 부탁드립니다'(2일), '에휴 이 찌질한 X아'(5일)라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12·12 군사반란 관련 발언을 한 뒤 박 의원이 해당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화번호까지 공개해도 되냐"(이상휘),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좌표를 찍었을 것"(박충권)이라고 따졌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오후 국감이 시작된 지 44분 만에 정회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한심한 XX"라고 욕설하며 "나가"라고 소리쳤다.
국정감사는 정회 37분 만에 재개됐지만,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됐다 최 위원장은 재개 8분 만에 다시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이어 31분 만에 재개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도 자신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하며 신상 발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의원은 정회 중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일 민주당의 법안 강행 통과에 항의했고, 이후 갈등을 빚은 김 의원이 자신에게 욕설하며 멱살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다음날 상임위에서 김우영 의원은 15년 전 고인이 된 제 가족사진까지 화면에 띄우면서 제가 독재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몰아세웠다.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해당 문자를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또 김 의원도 자신에게 욕설이 섞인 문자로 곧장 답장을 보냈다고 밝히며 "일방적으로 자기가 쓴 문자는 잘라내고 공개한 건 후안무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문자 공개에 앞서 박 의원의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관련 기자회견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한 달 넘은 (문자) 얘기를 꺼낸 것은 제가 김 부속실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이 커질 것 같으니 국면을 돌파하려는 작당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욕설 문자에) 응답도 하지 않은 저한테 욕을 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제가 멱살을 잡았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 기본적인 도의에 어긋나는 행위에 분노가 치민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자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살면서 아는 사람으로부터 그런 문자를 받아본 적이 없다. 부끄러워 공개를 안 했는데 오늘 (박 의원이) 김일성 추종 세력이 대통령실과 연계돼있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김어준 음모론을 가지고 방통위에 질문을 해 분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공방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김 의원의 전화번호 공개가 실정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당 차원에서 고발하게 될 텐데 여당 의원은 고발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스스로 자폭해야 했는가. 그렇게까지 하면서 김현지 이슈를 덮으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정부는 이재명 정부가 아니라 김현지 정부가 아닌가, 국감이 김현지 국감이 돼 가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도 했다.
개인 전화번호가 공개된 박 의원은 이날 문자폭탄에 시달려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쯔양은 사이버레커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이버레커란 유명인 이슈를 악의적으로 편집해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를 뜻한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사이버레커가 매우 심각한 사안인데, 쯔양과 같은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 비슷한 피해를 보았다면 대응이 정말 어려웠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사이버레커 문제에 대해 쯔양은 "(협박당할) 당시 심정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두렵고 많이 막막한 상황이었다. 솔직히 그들(사이버레커)의 보복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대응할 수 없었고 소송조차도 할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튜브나 정부 기관 등에 어떤 식으로 도움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유튜브나 플랫폼에서는 유튜버가 직접 이용하는 신고 절차를 이용했다"면서 "쉽지 않았다. 영상 확산 속도는 굉장히 빠르고 하루 만에 수십만명의 사람이 보기 때문이다. 이미 영상을 사람들이 보고 나서는 지워지는 절차가 이뤄지더라도 오해를 풀기가 굉장히 어렵게 된다. 보통 짧게는 수일이 걸리고 길게는 아예 지워지지 않았던 영상들도 있다"고 답했다.
쯔양은 "일반 시민분들, 직장인이나 학생분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업을 하시면서 (소송 등) 비용을 마련하시기도 어려울 것이고, 피해를 봐서 병원에 다니시는 상황일 수도 있다"며 "제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제가 겪은 피해를 바탕으로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왔다. 이 자리에 계신 의원님들과 전문가분들께서 꼭 사회에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쯔양은 사이버레커 유튜버로 알려진 '구제역' 등에게 협박당해 수천만 원을 갈취당한 바 있다. 수원지법은 구제역에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세의 씨에 대해 쯔양을 비방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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