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야권과 일부 실수요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자 "윤석열 정부 시절 공급 절벽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리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부터 촉발된 후폭풍의 영향"이라며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야권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도 '여·야·국토부·서울시 4자 부동산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비판 여론 흡수를 꾀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윤석열 정부시절의 공급 절벽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리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부터 촉발된 후폭풍의 영향이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국민에게 안기는 부작용이 큰 만큼, 집값 안정화를 위한 수요 억제와 공급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헀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번 대책 역시 왜곡된 시장흐름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다.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세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안정적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정부는 이번 수요 억제 대책과는 별개로 9·7 공급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거나 투기적 수요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공급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과 시장 교란행위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수요 억제 대책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보완책을 점검하겠다"며 "이번 대책이 단기 충격에 그치지 않고, 서민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등 범야권에서는 이번 대책을 두고 "좌파 정권 20년 부동산 정책 실패의 재탕이자, 악순환의 재개봉", "부동산 시장에 계엄 선포" 등 혹평이 쏟아졌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서울 부동산 시장에 계엄을 선포했다"며 "오늘의 망국적 부동산 규제 발표로 대한민국의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빨라질 것이고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는 박살 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 2.0을 선언했다. 세금과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집을 갈아타는 것이 문화이던 시절이 있었다. 취득세와 등록세, 그리고 거래비용을 감수하고도 갈아타면, 그다음에 더 큰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평수를 늘려가던 그 행복은 한 가족의 저축 동기이자, 나의 사회적 성취의 지표였다. 물론 이러한 현상의 부정적인 측면은 갭투자와 같은 고(高)레버리지 투자다. 이제는 고도성장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방식은 바뀌어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집은 갈아타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 현실에 맞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주차 공간이 가구당 1.1대 이하로 설계된 지하 주차장 없는 구축 아파트, 혹은 아파트가 아닌 형태의 공간에 사는 젊은 세대가 신축 아파트를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투기심일까"라며 "브레이크를 채운 채 평행 주차한 차 때문에 회사에 지각해본 경험이 싫어서 신축 아파트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지극히 합리적인 욕구"라고 했다.
야권뿐만 아니라 일부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중산층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야기된 부정 여론을 흡수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모양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국토부·서울시가 하는 4자 부동산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에 있어선 여야 따로 없고 정파 따로 없다"고 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초과∼25억원 미만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대출 규제에서 제외돼온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된다.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내는 스트레스 금리의 하한이 현재 1.5%에서 수도권· 규제지역 주담대에는 3%로 상향 조정되고,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 조치를 시행하는 시기도 앞당겨진다. 대출을 활용한 고가주택 구입 수요 및 '상급지 갈아타기'를 억제하는 방안을 핵심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또 오는 20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시장과 실수요자, 소비자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며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더 활성화되길 바라고 있다.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시장이 건전하고 튼튼하게 성장하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길 희망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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