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0월 4일자 A1,5면 참조

16일 업계에 따르면 업종코드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아 지난 5년간 합산배제를 받아 종부세를 추징당할 상황에 놓인 민간임대주택 리츠(부동산투자회사)는 총 60곳에 달한다.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등에 따라 합산배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주택임대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국세청 업종코드 기준 701101~701104로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임대업’이나 ‘개발업’처럼 유사 업종으로 등록한 사업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합산배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이 업체들은 약 1조원의 종부세를 물어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이 이 정도의 세금을 납부할 ‘실탄’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60개 리츠 중 55개(91.7%)가 적자 상태다. 예상 종부세 추징금액이 400억원이 넘는 A리츠는 당기순손실이 37억원이다. 흑자 사업장은 단 네 곳(나머지 한 곳은 미상)뿐이다.
흑자 사업장도 종부세가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B리츠는 흑자 규모가 7억원 수준인데 물어내야 할 종부세는 70억원을 웃돈다. 임대료 통제 등이 적용되는 임대주택 사업은 애당초 수익성이 작은 프로젝트다. 정부도 서민의 주택 안정에 기여한다는 공공성을 인정해 그동안 종부세 합산배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애먼 세입자들한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사업자가 종부세 같은 국세를 계속 체납할 땐 압류와 공매 절차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임대보증금을 제때 빼지 못하거나 당초 기대한 최장 10년간 거주가 불가능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가 불복하려고 해도 일단 종부세를 납부해야 소송을 걸 수 있다”며 “물론 대다수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반환보증에 가입해 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간이 늘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임대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감안해 종부세 추징 여부를 탄력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실제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게 명확하다면 합산배제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하자 임광현 국세청장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 청장은 “정부 세법의 최종 유권해석기관이 기획재정부기 때문에 기재부와 열심히 협의 중”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영세 임차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사태를 방치하면 자칫 ‘제2의 전세사기’ 사태로 갈 수 있다”며 “국세청에서 선제적으로 소급 추징 결정을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혁/이유정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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