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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세에 '재계 8위 회장'된 정기선…SMR·스마트선박 신사업 이끈다

입력 2025-10-17 17:57   수정 2025-10-29 18:34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2년간의 보스턴컨설팅 근무를 마치고 부장급으로 복귀한 2013년 말, 현대중공업의 상황은 풍전등화와 같았다. 중국 조선사의 저가 공세와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부실이 겹치면서 그해 매출이 10조원 줄어든 데 이어 이듬해엔 사상 최악의 적자(3조2740억원)를 냈기 때문이다. 실적 쌓는 데 유리한 유망사업 위주로 맡는 여느 오너 2·3세와 달리 정 회장은 위기의 현대중공업호(號)에 투입돼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 궂은일을 수행해야 했다.


정 회장이 ‘실력’을 발휘한 건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았던 2016년 말부터였다. 그의 제안으로 ‘마이너 부서’였던 선박 애프터서비스(AS)와 부품 공급 사업을 현대중공업에서 떼어내 설립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시가총액이 10조2211억원(17일 종가 기준)에 이르는 알짜 기업이 됐다. 2021년엔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 작업도 진두지휘했다. 그 덕분에 2012년 말 23조9158억원이던 HD현대그룹 시총은 지난 16일 138조8985억원까지 여섯 배 늘었다.
◇ 43세 정기선호 출항
10대 그룹 총수 중 최연소(43세)인 정 회장이 이끄는 ‘HD현대호’가 출범했다. HD현대그룹의 오너 경영은 1988년 후 37년 만이다. 2017년부터 그룹을 이끌었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룹에서 명예회장에 오른 인물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후 처음이다. 권 명예회장은 조직이 안정되고 미래 사업에 힘을 쏟을 타이밍이 되자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앞으로 지주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겸직, 그룹의 사업 전략과 투자를 총괄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도 맡아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부문의 정상화에도 직접 나선다.

정 회장 앞에 놓인 당면 과제는 그룹의 핵심 축인 조선과 건설 기계 부문의 사업 재편이다. HD현대는 방위산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치고,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도 합병하기로 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두 회사의 대표를 맡은 정 회장이 합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SMR 등 미래사업 중책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자율주행 선박,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 미래 사업을 이끄는 중책도 맡는다. 정 회장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등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SMR 추진선과 해상 부유식 SMR 등에 공을 들였다. 국내에 하나뿐인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인 아비커스 상장도 그에게 떨어진 과제다.

지주사 HD현대의 지분 확대는 향후 상속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정 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6.12% 수준이다. 부친 정몽준 이사장의 보유 지분(26.6%)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 등으로 지분율이 떨어지는 걸 최소화해야 하는 게 숙제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HD현대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조 부회장은 HD현대오일뱅크 재무본부장을 거친 재무통이다. 이상균 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생산·기술 부문을 두루 거친 현장형 리더로 조선사업의 품질·생산 혁신과 조직 안정화를 주도할 적임자로 꼽힌다. 정 회장이 그룹의 장기 비전과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고, 조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 각각 자본·디지털 경영 기반과 조선 네트워크를 책임지는 구조다.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전문경영진이 기능별 책임을 나누는 형태다.

조선 부문에선 김형관 HD현대미포 사장이 HD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김 사장은 정 회장과 함께 조선 사업 부문을 이끌며 생산성과 품질 혁신, 통합 조직 안착 작업을 수행한다.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는다.

김우섭/안시욱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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