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때까지 발굴된 신라시대 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金銅)관의 일부가 발견됐다. 1600년 전 신라 최고위층 장수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에서다. 이곳에서는 순장자의 유골과 함께 무덤 주인이 입던 갑옷과 말이 입던 갑옷이 함께 출토됐다.
국가유산청은 20일 해당 무덤의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무덤은 기존에 발굴하고 있던 경주 황남동 12호분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 밑에서 나온 것으로, 구조와 유물로 미뤄볼 때 4세기 말~5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의 주인공인 남성은 신라 최고위층의 장수로 추정된다. 신라 특유의 문양이 새겨진 금동관 일부가 발견된 점, 금귀걸이 한 쌍과 큰 칼이 함께 나온 점, 경량화된 갑옷과 말 갑옷이 함께 나온 게 근거다. 신라 중장기병이 유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치아 상태로 미뤄볼 때 사망 당시 나이는 30세 전후인 것으로 추측됐다.
함께 순장된 인물의 뼈도 발견됐다. 신라 무덤에 순장된 인물의 전신 뼈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무덤 주인의 생전에 가까이에서 그를 보좌하던 시종으로 추정된다”며 “죽은 뒤에도 주인공을 보좌하도록 함께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발굴에 대해 “신라 고분의 변천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돌무지덧널무덤의 출현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무덤”이라며 “경주에서 발굴된 신라시대 관 중 가장 오래된 금동관이 나왔고, 신라 중장기병 연구의 핵심적인 자료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2025년 APEC 대한민국 경주 정상회의 기간을 맞아 이번에 발굴한 유물 일체(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와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현장(경주시 황남동 390-1)을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 기간은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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