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가 부족한 탈모인을 위해 기능성 화장품을 12년 연구한 끝에 완성했습니다.”박희동 이노보테라퓨틱스 대표(사진)는 20일 인터뷰에서 “‘트리노제닉스’는 탈모의 여러 원인에 맞춰 설계한 세 가지 성분을 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노보테라퓨틱스는 최근 여성 탈모 기능성 화장품 ‘모티풀’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세 가지 성분을 동시에 담은 트리노제닉스가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아마존에서는 이미 유통 중이다. 유럽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LG화학 생명공학사업본부(옛 LG생명과학) 연구소장 출신인 박 대표와 임동철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창업했다. 박 대표는 LG생명과학 재직 시절부터 12년 동안 탈모에 특화된 제품 개발을 구상해왔다.
그는 “피나스테리드나 미녹시딜은 원래 다른 질환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탈모 효과가 발견된 사례”라며 “여성에겐 장기 복용이 어렵거나 금기사항으로 분류된 물질이 많아 쓸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피나스테리드는 태아 기형 우려로 여성 사용이 제한되며, 미녹시딜은 초기 탈모 악화나 낮은 효과 체감이 단점으로 꼽힌다.
박 대표는 “트리노제닉스는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리노제닉스의 세 가지 성분은 각각 다른 효능을 지닌다. ‘리노보돌’은 모낭 내 PGE2를 증가시켜 모발 생장을 돕고, ‘리노보졸’은 탈모 유발 물질인 PGD2의 작용을 억제한다. ‘리노보리딘’은 항산화 작용과 에너지 대사 조절로 모발을 굵고 건강하게 만든다.
이 중 PGE2 경로는 속눈썹 성장 효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라티세’의 작용 원리로도 알려져 있다. 라티세는 원래 녹내장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속눈썹이 자라는 부작용에 착안해 만들어진 속눈썹 영양제다.
트리노제닉스의 효과는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국내 피부임상시험기관 P&K에서 6개월간 시험한 결과, 트리노제닉스군은 8주부터 모발 굵기와 밀도에서 대조군 대비 개선됐다. 박 대표는 “트리노제닉스는 탈모 기능성 화장품으로서 인체시험 데이터를 확보한 제품”이라며 “모티풀 출시를 시작으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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