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내달 27일을 판결선고기일로 지정했다. 2022년 11월 한앤코가 홍 전 회장 측에 5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에 1심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한앤코와 홍 전 회장의 분쟁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양측은 경영권 거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홍 전 회장은 2개월 뒤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불참하며 갑작스럽게 계약을 뒤집었다. 이에 한앤코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을 제기했고, 이듬해인 2022년 9월 1심 법원은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2024년 1월 상고심에서 한앤코가 최종 승소하며 확정됐다. 한앤코는 그해 3월 정기주총에서 추천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키며 33개월 만에 비로소 남양유업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한앤코는 홍 전 회장의 일방적인 임시주총 ‘노쇼’로 남양유업 인수가 늦어졌고, 이 기간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그 손해를 배상받겠다는 입장이다. 한앤코의 경영권 인수가 지연되는 동안 남양유업의 자산과 현금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누적돼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2021년(-597억 원)과 2022년(-783억 원), 2023년(-663억 원)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가 한앤코에 인수된 이후인 지난해 3분기 흑자로 돌아서 매 분기 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홍 전 회장 측은 “남양유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건 맞지만 이는 식품업계 전반의 침체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앤코가 경영권을 제때 인수했더라도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법조계에선 홍 전 회장 측의 귀책사유가 명백한 만큼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확정적이며 구속력 있는 인수합병(M&A) 계약을 단순 변심으로 파기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건은 재판부가 배상금을 얼마나 인정할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기업 경영권 거래와 관련된 ‘계약의 가치’를 확인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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