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부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 집주인이 매물을 거두고 매수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지난 20일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이 3중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 것은 물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발효되면서 전세를 낀 매매(갭투자)도 불가능해졌다.
서울과 인근 경기 지역 갭투자가 막히자 경기 남부로 매수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LTV 70%를 적용한 대출과 갭투자가 가능하고 규제 지역에 못지않게 서울과 접근성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갭투자 가능한 물건에 대한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가 하면 집주인이 호가를 높이고 매물을 거두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군포시 금정동 '힐스테이트금정역' 전용면적 72㎡ 일부 매물은 호가가 이달 초 10억원에서 최근 10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전용 84㎡도 9억7000만원에 등록했던 매물을 10억원으로 높여 재등록했다. 두 아파트는 지하철 1, 4호선에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C노선 정차가 예정된 금정역을 마주하고 있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금정동 A 공인중개 관계자는 "서울과 평촌(안양 동안구) 등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 가능한 매물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며 "문의가 늘자 상황을 보겠다며 집주인이 매물을 내리거나, 전세를 낀 매물의 경우 호가를 높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서울과 평촌 옆 동네인 안양 만안구도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안양시 최대 규모 단지인 안양동 '메가트리아' 전용 84㎡는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대부분 매물 호가가 3000만~5000만원 올랐다. 열악한 학군과 1호선 열차 소음 등으로 인근 평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었지만, 서울과 평촌 등 주변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안양동 B 공인중개 관계자는 "메가트리아 뿐만 아니라 1호선 안양역 부근 단지들까지 매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갭투자 가능한 매물에는 가계약금 입금 경쟁이 벌어지는데, 그나마도 집주인이 계좌번호를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갭투자 고객이 많고, 지금이라도 꼭 사야 한다며 불안해하는 경우가 상당수라 실거래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경기 남부 주거 선호 지역으로 꼽히는 화성시 동탄도 오산동과 청계동을 중심으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오산동의 C 공인중개 관계자는 "10·15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1억원씩은 올랐다"며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매물을 보러 오겠다는 분들이 몰려와 예약하지 않으면 집을 둘러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일부(과천, 광명, 수원 영통·장안·팔달, 성남 분당·수정·중원,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하남시, 의왕시)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20일부터는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규제했다. 인접 지역으로 가격 상승세가 옮는 풍선효과 차단을 노리고 규제 지역을 광범위하게 설정했지만, 규제지역과 가까운 비규제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지역이 광범위한 만큼 풍선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풍선효과가 도미노처럼 쭉쭉 번져나가 수도권 전역이 폭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규제지역 인접지에만 제한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도 "광범위한 지역을 한꺼번에 지정하면서 풍선효과를 크게 방지했다"며 "고금리 등의 여파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진 않은 상황이라 매수세 쏠림은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규제지역이 2차, 3차로 확대될 경우 현재 매수세가 쏠리는 비규제지역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잡히지 않자 규제지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한 전례가 있다"며 "현재 발생하는 풍선효과가 과도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해당 지역이 2차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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