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1992년 중국의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이 남긴 이 말은 현실이 됐다. 미국의 관세 위협에 중국이 대응책으로 꺼내 든 게 ‘희토류 수출 통제’니 말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를 비롯해 전투기 등 방위산업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다. 중국은 ‘전략 광물’이 된 희토류 최대 생산국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4400만t으로 전 세계의 48.4%에 달했다.
중국이 희토류 강국이 된 건 단순히 매장량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희토류 채굴 및 제련 과정에서 불거지는 환경 오염 문제를 정부가 눈감아준 게 성장 배경이 됐다. 희토류를 원석에서 분리하려면 강한 산성 용액을 투입해야 하며 이를 중화할 때는 수산화나트륨, 암모니아수 같은 강한 염기성 물질이 사용된다. 그래서 희토류 산화물 1t을 얻으려면 산성 폐수 20만L와 방사성 폐기물 1.4t을 맞바꿔야 한다.
이런 환경 오염 문제로 미국이 1990년대부터 광산을 하나둘 폐쇄하는 사이 중국은 희토류산업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수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양강 체제를 이룬 북부의 북방희토그룹, 남부의 중국희토그룹은 ‘규모의 경제’와 정부 지원,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희토류 채굴은 물론 제련, 가공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이 덕분에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약 70%를 차지하게 됐다.
희토류뿐이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흑연도 ‘중국 천하’가 됐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천연 흑연 생산량은 127만t으로, 세계 생산량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흑연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 정화 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저렴한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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