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후로 서울 등 집값이 역대급으로 상승하자 논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서 유리해지기 위해서 부동산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팬카페에는 "정답이 있는데 왜 오답만 내냐"는 지적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전후 일주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격분한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3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50% 올랐다. 1주 단위 기준으로는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해당 그래프에는 용산, 서초, 강남, 송파 등 지역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당선자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민주당이 재개발·재건축을 막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10.15 대책 직후 이러한 투표 결과를 담은 언론 보도의 지도와 그래프를 담은 게시글을 올렸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정당별 득표율을 나타낸 이 지도는 온라인에서 '집값 지도'로도 통용될 정도로 정치와 부동산 시장의 관련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는 "재개발 대상 지역 주민은 민주당 지지 강세다. 재개발 후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면 보수 지지로 바뀐다. 서울은 지지율이 박빙이라 작은 바람에도 휘청거린다. 낙후지역 최대한 두는 게 (민주당 입장에서) 이득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일리 있다", 비슷한 이유로 영호남의 발전 속도나 평균 임금에 차이가 난다", "진보는 벽화 그려주고 가로등 달아주고 자그마한 공원 만들어주는데 돈은 아끼지 않지만 재개발은 웬만하면 못 하게 한다" 등 공감을 표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집을 사는 것과 정치 성향은 딱히 상관없다고 본다"는 글이 올라와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집을 사면 재산세가 나오고, 세금을 더 물리는 진보 정당을 찍기 어렵게 된다", "민주당이 그래서 서울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에 경기도에서 표를 긁어모으고 있다" 등 반박 의견을 개진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답"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들은 "재건축, 재개발 계속 유도하고 정부가 공급을 계속 늘린다는 심리를 가지게 하면 된다. 임대, 공공주택, 대출 규제 등으로 집값 잡는다? 세 번 속으면 속는 사람도 바보다", "MB가 진정한 서민 대통령" 등 평가가 나왔다.
그는 "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고소득층은 한나라당에 주로 투표했다. 그 반대의 경우는 민주당이나 야당이다. 이미 계층 투표가 일어나고 있다. 다만 전자는 투표율이 매우 높은 반면 후자는 투표장에 잘 나서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때문에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재개발되어 아파트로 바뀌면 투표 성향도 달라진다. 한때 야당의 아성이었던 곳들이 여당의 표밭이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치권에서 김 실장과 같은 시선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TV조선 강적들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상계동 살 때 아파트가 재건축이 됐다. 투표소별로 분위기 대충 알지 않냐. 7 대 3으로 (보수가) 깨지던 곳인데, 6 대 4로 (보수가 우세한 곳으로) 뒤집힌다. 그걸 알면서 공익을 위해서 공급대책을 하겠다는 용기 있는 민주당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행자는 "항간에 이런 의심이 있다. 무주택자들 사이에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 정책을 원하지 않는다. 집 생기면 민주당에 표를 안 준다'는 말이 있다. 진짜 그러냐"고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에게 물었다.
박 전 의원은 "그건 아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재건축한 지역이 유리하다. 아파트 밀집촌이 민주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어느 정도 주택 가액이 높은 위례나 강동 같은 경우를 보면 민주당에 무조건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전 의원은 "분석이 다 다르니까"라고 말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나 본회의장 휴식 시간에 하는 이야기가 있다. 누구 좋아하라고 재건축, 재개발하느냐고 (민주당 의원들이 말한다). 그 이야기는 서로 다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최근 부동산 정책과 시장 동향을 두고 불만이 적지 않다. 최근 이 대통령 지지자들은 "공급을 늘리는 정답이 있는데 왜 오답만 내냐", "민주당 의원님들 정신 차려라",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 화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이들에게 "당신들이 전문가냐. 주워들은 걸로 전문가 행세하지 말라. 대통령은 이재명이다", "얕은 지식으로 왈가왈부하지 말고 기다려라" 등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향한 부정 여론이 높아지는 추세다. 현 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 대책은 6월 27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하고 이튿날 즉각 시행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제한, 전입 의무화 등 대출 규제책이었다. 한국갤럽의 7월 8~10일 부동산 정책 평가에서는 긍정 35%, 부정 25%였고, 40%가 평가를 유보했다. 당시로서는 대책 효과를 판단하기 이르고, 후속 정책이 어떨지 관망하는 것으로 봤다. 출범 100일 무렵인 9월 9~11일 부동산 정책 평가에서는 긍정 32%, 부정 35%로 7월 대비 부정률이 10%포인트 늘었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지난 21~23일 물은 결과 긍정 37%, 부정 44%로 집계됐다.
여권은 "윤석열 정권은 부동산 공급 대책은 도외시했고, 오세훈 시장의 무원칙한 토지 거래 허가제 해제 발표가 서울 부동산의 폭등을 불러왔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이라고 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문재인 시즌2'라고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