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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절벽 더 부추겨"…중도금 대출규제에 신규분양 올스톱

입력 2025-10-24 17:29   수정 2025-10-25 01:28

부동산시장에서 중도금·이주비 대출은 주택 공급과 직결되는 비용이다. 집을 철거하고 공사를 시작하기 위한 최소 사업비를 충당하는 수단이다.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중도금 대출이 줄면 건설사는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재무 구조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합과 마찰이 격화하고 당첨자는 계약을 포기하는 등 청약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기조와 투기를 억누르겠다는 대출 규제가 엇박자를 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중도금 LTV 하향…중소 건설사 직격탄

2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12곳 규제지역에서 일반분양을 준비하던 사업장들이 입주자 모집공고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10·15 대책’에 따라 중도금 대출 한도가 종전 담보인정비율(LTV)인 60%에서 40%로 줄어든 영향이다. 대책 발표 직후에는 중도금은 예외를 적용받고 잔금에만 LTV 40%를 적용하는 것으로 시장엔 알려져 있었다. 정부가 공급 활성화를 위해 정비사업과 관련한 규제는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중도금의 4억원(시세 15억~25억원), 2억원(25억원 이상) 등의 한도 규제를 예외로 해준다는 것이지 LTV 규제는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했다.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로 구조가 짜여 있는 선분양 시스템에서 중도금은 공사비 등을 조달하는 핵심 수단이다. 계약자 개개인의 자금 조달 능력과 관계없이 집단대출을 활용해 현금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중도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중소형 건설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당장 분양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경기 수원시에 들어서는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은 당초 지난 16일로 예정했던 입주자 모집공고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바뀐 대출 기준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사업 구조 변경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금 여력이 있는 대형사는 중도금이 모두 들어오지 않아도 어떻게든 버틸 것”이라면서도 “최근 유동성이 안 좋은 상황에서 부채비율 상승, 신용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조합과 갈등이 커지고 예전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처럼 도중에 공사를 멈춰버리는 사업장도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활성화 외치면서…대책 ‘엇박자’
청약 당첨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도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 막대한 연체이자를 물어야 해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에 당첨된 뒤 중도금을 내기 시작하면 연체가 되더라도 계약을 취소하기 쉽지 않다”며 “중도금 대출 후 연 3~4%만 내면 됐을 이자가 연체 때문에 연 10%로 뛰는 등 실수요자만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 30·40세대는 지레 청약을 포기하거나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지 않은 단지에 청약통장을 쓸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면서 중도금과 이주비에 낮은 LTV를 적용한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한다. LTV 축소로 이주비 대출이 줄어들면 서울 139개 재건축 지역과 75개 재개발 지역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실제 중도금과 이주비에 대한 LTV 적용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공급대책을 주관하는 국토교통부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분양시장에 대한 과도한 LTV 규제로 공급 절벽과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 수요를 잡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목표와 부합하지 않고 실수요자만 피해를 보는 이해할 수 없는 규제”라며 “청약시장이 현금 부자 잔치로 전락하고, 공급 위축의 부작용이 그대로 재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정/유오상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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