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글로비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주주환원 정책을 결합한 밸류업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정적 배당정책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의 자본효율성 관리를 기반으로 시가총액이 확대되며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지속가능경영을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재무성과 및 주주보상 구조와 연계한 실행 체계로 구체화한 점이 주목된다.
올해 밸류업 플랜 이행 현황은
현대글로비스는 한국거래소의 ‘Value-up Plan 2025 이행 현황’ 공시를 통해 지속적인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효율성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ROE는 15%에 달했고, 자본비용도 11%를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이익 증가가 아닌 자본효율성 중심의 경영 기조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중장기적으로 ROE 15%+α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ESG 경영·탄소중립 전략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24~2030년 중장기 목표로 ‘ROE 15%+α’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KOSPI 평균 ROE(2024년 기준 7.5%)의 2배 수준이며,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밸류업 실행력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연결 기준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은 1조7529억 원, 순이익 1조995억 원으로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배당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주당배당금(DPS)은 3700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전년(3150원) 대비 17.5%가 증가한 규모다.
배당성향도 22.3%에서 25.4%로 확대됐으며, 주당배당금도 매년 5%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2025년에서 2027년 대상으로 한 중장기 정책에서 배당성향을 최소 25% 유지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올해 현대글로비스의 배당수익률은 2.6%로 전년(3.7%) 대비 다소 낮았지만, 시가총액이 2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해 이목을 끌었다. 시가총액은 2023년에 7조2000억 원에서 2025년 8월 말 기준으로 13조80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총주주수익률(TSR)이 27.2%에 달했고, 올해 8월 기준 주가상승률이 56.1%까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기조 이어갈 듯
현대글로비스는 향후에도 안정적 성장과 배당 강화로 밸류업 모멘텀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실적 성장전략을 넘어 안정적인 배당정책과 ROE 중심의 자본효율성 관리, 적극적인 시장 소통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구조적 변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 원, 영업이익률 7%+α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배당성향 및 DPS의 점진적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로드맵 이행에 앞서 2030년까지 해외법인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 2035년 무탄소 선박 도입 개시, 2045년 스코프 1·2 기준 완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과 127GWh 규모의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공급계약(PPA)을 체결하고, SK가스 및 쉘과 협력해 LNG 선박연료 및 벙커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터뷰]

“주가상승으로 밸류업 모멘텀 더 커져”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현대글로비스는 성숙 단계에 접어든 물류시장에서 차별화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2020년대 들어 연평균 9% 증가했고, 2025년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8% 늘었다. 물류, 해운, 유통 등 3개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른 외형 성장을 달성했고, 특히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7% 급증하며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욱 빨랐다. 이러한 실적 개선세는 PCC(자동차운반선) 부문의 구조적 성장과 해외 현지물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될 전망이다.
- 밸류업 공시는 어떻게 진단하나.
“가장 좋은 주주환원 정책은 결국 주가상승임을 보여줬다. 밸류업 전략을 발표한 첫해인 2024년 총주주수익률 27%를 달성했고, 올해 주가 역시 이익 개선에 힘입어 40% 이상 올랐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 구조는 자동차 물류 밸류체인을 전방위로 아우르고 있어 투자자들이 복잡하게 보일 수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은 직관적으로 회사의 주주환원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4년 6월 CEO 인베스터데이 다음 날 주가가 10% 급등한 것도 시장과의 소통이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 ROE에 대한 진단을 해주신다면.
“현대글로비스는 중장기 목표 ROE를 15% 이상으로 제시했다. 회사의 수익성이나 재무 건전성은 업계 최고인 데다 ROE 달성에 대한 자본 효율의 활용이 관건이다. 이익잉여금 증가로 자본이 커지는 만큼 지속적인 배당 확대를 통해 자본효율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 배당정책에 대해 진단 및 평가는.
“2027년까지 배당 가이던스는 매년 최소 5% 증가와 배당성향 최소 25% 이상 유지를 목표로 한다. 표면적인 기준만 보면 폭이 넓지만 올해 순이익 급증으로 배당성향을 하단에 맞춰도 배당 규모는 예상보다 크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만큼 향후 25%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준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잘하고 있는 점과 개선할 점은.
“현대글로비스는 실적도 뛰어나지만 소통 전략도 우수하다. 최근 증시 환경을 보면 실적 개선이 무조건 주가상승을 담보하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신뢰하기 쉽고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만한 내러티브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회사와 최대주주, 일반주주 간 이해관계를 하나로 일치시키는 투명하고 단단한 주주가치 제고 구조를 구축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의 밸류체인과 연관된 만큼 그룹 차원의 중장기 비전과 방향성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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