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저널리스트 조이 슐랭거가 쓴 <빛을 먹는 존재들>은 인간 중심적 사고로는 들여다볼 수 없던 식물의 경이로운 세계를 파헤치는 책이다. 저자는 생리학, 신경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밝혀진 최신 결과물을 토대로 식물이 어떻게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소통하는지 흥미롭게 풀어냈다.
식물은 결코 조용하지 않다.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통해 다른 식물과 소통한다. 외부 위협으로부터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경고를 보내기도 한다. 일례로 같은 공간에 있는 설탕단풍나무 묘목 중 한 그루의 잎이 찢어지자 다른 묘목은 손상을 입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잎에 쓰디쓴 타닌을 만들어 스스로 보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식물은 외부 접촉에도 반응한다. 실제로 애기장대라는 식물을 부드러운 붓으로 쓰다듬은 뒤 유전자 반응을 분석해보니 애기장대의 성장 속도가 약 30%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에 쏟던 에너지를 외부 방해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돌린 결과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른바 '식집사'(식물 집사)가 참고하면 좋은 책이다. 그저 고요히 거실 한켠을 지키던 식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허세민 기자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