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0월 21일자 A29면 참조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25개 자치구에 공문을 보내 서울권 어린이집 4200여 곳의 수요·이용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설문은 대기자 수, 결원 사유, 보육 시간대별 이용률, 선호 요인 등 학부모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항목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느 지역에선 아동 결원이 많은데 또 다른 지역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하는 등 어린이집 수요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설 배치와 반 편성, 인력 지원 등을 손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시는 지역·연령대별 격차를 분석해 국공립 어린이집 신설과 영아반 확충, 보육교사 인력 지원 등 후속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올해 영유아 예산은 보육료 지원 5724억원, 보육교직원 인건비 3863억원, 보조교사 지원 949억원 등이다.
일각에서는 대기 순번이 돌아온 부모가 아직 아이가 어려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데도 등록을 유지하기 위해 보육료만 납부하는 유령 등원 행태가 등장했다. 출석은 전산으로 관리되지만 0~1세(생후 0~23개월) 영아는 출석 일수와 무관하게 전액 지원된다. 일부 어린이집에선 진단서로 장기 결석 처리하거나 전자출결 기록을 사후 수정하는 수법을 쓰기도 한다.
현행 보육료 지원은 0세를 제외한 아동의 출석 일수와 연령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월 11일 이상 출석 시 전액, 6~10일 50%, 1~5일 25% 지원되고, 단 하루도 출석하지 않으면 지원금이 ‘제로(0)’다. 올해 지원 단가는 전국적으로 0세 56만7000원, 1세 50만원, 2세 41만4000원 등으로 동일하다.
지난 8월 기준 서울 어린이집 정원 19만5707명 중 현원은 13만1906명으로 충족률이 67.4%다. 대기자는 16만4641명이었다. 서울 어린이집 빈자리는 6만3801개나 있지만 학부모들은 국공립과 아파트 단지 내, 대형 신축, 영아특화 시설 등으로 수요가 몰려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예산은 느는데 지원 아동은 줄어 재정 효율성 논란도 일고 있지만, 정부는 예산 축소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 관계자는 “아이가 감소한다고 보육 예산을 줄이면 어린이집 폐업이 속출해 국가 보육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남기 광주교육대 명예교수는 “해법은 수요자인 학부모를 중심으로 예산 배치, 인프라 구축을 조정해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데 달려 있다”며 “기관보육료 대신 부모 보육료를 늘리고 부모가 기관에 직접 납부하도록 유도하면 유령 등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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