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시한을 넘길 생각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도 “국익이 1위이고 나머지는 부차적이라는 취지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잘 협상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은 동맹 간에 합리적 근거를 기초로 협상하면 합의하지 못 할 일이 있겠냐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도장을 찍자’는 미국 측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길 전용기에서 “(한국과의 협상은)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며 “한국이 (미국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할 준비가 되면 나도 준비돼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핵심 쟁점인 대미 투자 펀드의 투자 기한 분할과 현금 비중 등에 대해 양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타결에) 특정 시한을 설정하기보다는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상호호혜적 결과가 도출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측은 대미 현금 투자 한도를 ‘연 70억달러(10년)’로 제안했지만 미국 측은 ‘연 250억달러(8년)’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목표 시한을 두고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제시한 후 미국 측이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온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전 전통 동맹국들과 세를 과시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한·미 관세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많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APEC을 계기로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캐나다도 ‘레이건 광고’를 계기로 커진 미국과의 갈등을 APEC을 계기로 풀려고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미국과 협상에 도달하지 못하고, 부산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갈등이 봉합된다면 한국의 전략적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APEC 계기 관세협상 타결’이 최종 무산될 경우 미국이 15%로 낮춘 상호관세율을 기존처럼 25%로 되돌리거나 그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막판 극적 타협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마지막까지 우리 입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대훈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