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폭탄이 국내 자동차산업을 적자 수렁으로 내몬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14%에 달하고, 전체 고용의 7%를 맡고 있는 자동차 생태계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100대 상장 자동차 부품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49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87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특히 1차 협력사(9.2%)보다 2차 협력사(23.7%)의 감소폭이 두 배 이상 컸다. 3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이 온전히 실적에 반영되는 데다 관세 인상 전 선(先)수출 효과도 없는 만큼 실적 하락폭은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에 더해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 인건비 부담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현대차그룹 상황이 향후 더욱 어려워지면 부품사 수익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차값을 올리지 않기로 하면서 올해만 관세 부담금 8조원을 온전히 떠안았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 회장은 “31일 개막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 관세협상이 늦어지면서 자동차업계에 고난의 시기가 더 길어지고 있다”며 “자동차 생태계가 무너지면 철강, 기계, 석유화학 등으로 불똥이 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길성/신정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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