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참석하고 전 세계 청년과 성직자 수백만 명이 모일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가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10박 11일간 한국에서 열린다. 초반 닷새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 행사로, 나머지는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본대회로 진행된다. WYD는 올해 새로 선임된 레오 14세 교황의 첫 방한 행사이자 전 세계 청년 문화 교류의 장이 될 예정이다.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는 27일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파크 컨벤션홀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서 두 번째로 개최
WYD는 약 3년 주기로 전 세계 청년들이 모이는 천주교 행사이자 문화 교류의 장이다. 1985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제정한 '세계 젊은이의 날'을 기념해 시작됐다. 1986년 로마 WYD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WYD 누적 참가자는 2350만 명에 달한다. 직전 개최지인 2023년 리스본 WYD의 경우 약 15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2027 WYD는 진리·사랑·평화를 대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대주교)는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행사 계획의 발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 청년들을 향한 우리의 약속이자 인류 공동체가 함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성찰의 초대"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17번째 WYD 개최지다.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지난 WYD에서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을 다음 개최지로 발표했다. WYD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1995년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는 "WYD 역사상 최초로 분단국가에서 개최된다"며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개최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고 여러 종교 지도자를 만나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가능하면 북한 청년, 북한 이탈 청년들도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단위 행사라 종교적 의미를 넘어 'K컬처'를 알리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게 천주교 측의 설명이다.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이영제 신부는 "식사 제공은 교황청의 기준을 따르되 'K푸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교계 템플스테이 지원도 환영"
교황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정확한 행사 장소는 다각도로 협의 중이다. WYD의 피날레는 폐막 전야제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새워 제자들과 기도했듯이 다음날 파견미사 전까지 교황과 청년들이 함께 야외에서 밤새 기도한다.
이 주교는 "서울대교구 밤샘기도와 파견미사는 올림픽공원 등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장소는 서울시 당국 등과 협의를 거쳐 교황청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미사와 교황환영행사는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광화문 광장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숙박 시설로는 전국 천주교 시설, 신자들의 집에서 숙박을 제공하는 홈스테이를 활용할 예정이다. 민간 숙박 시설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주교는 "혹시 불교계에서 윤허해주신다면 템플스테이도 아름답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행사 지원을 위해 국내외 봉사자 약 3만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WYD는 방학 일정을 고려해 8월에 열린다. 한여름에 개최되는 대규모 야외 행사라 이동식 에어컨, 그늘막, 쉼터 등 폭염 대비 시설과 식수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입국 지원과 교통 인프라 확충 등도 당국과 논의하고 있다.
행사 지원 위한 특별법 발의돼

일각에서는 '제2의 잼버리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직위원회 측이 예상하는 참석 인원은 최대 100만명 규모다. 모든 행사는 무료로 등록할 수 있어 가톨릭 신자가 아닌 청년들도 참여 가능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가디언' 기자는 새만금 잼버리 당시 혼선을 언급하며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어느 정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주교는 "특별법이 통과되는 대로 긴밀하게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행사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불교계 등이 "천주교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 중인 게 변수다. 이 신부는 "특별법은 범정부 추진체계 구성의 법적 근거"라며 "외국인 비자 간소화, 건축·교통 인허가 신속처리, 예산 지원 근거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부는 "2013년 리우데자네이루 WYD 당시에도 브라질 연방법을 만들어 지원했다"며 "특정 종교를 위한 특혜라기보다는 폭염 대비, 소방 안전 점검 등 한 국가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행사가 안전하게 치러지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학교 등 공공시설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전 세계 청년, 성직자, 미디어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마이스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서울 WYD 개최의 경제적 효과는 2조700억~3조1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고용유발 효과는 최대 1만6000명 규모로 예측했다. 초반 행사는 서울 외 지역 행사로 치러지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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