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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코인 없으면 통화주권 상실' 주장에…한은 "과도한 마케팅" 일축

입력 2025-10-27 15:19   수정 2025-10-27 15:21

한국은행은 27일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의 불안정성, 통화정책 효과 저해, 외환규제 우회 등 위험 요인 7가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한은은 이런 우려사항을 모두 해소하더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업계에서 주장하는 과도한 장밋빛 전망을 잘 따져봐야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으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통화 대체 현상(달러라이제이션)이 나타나 통화 주권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가깝다"고 일축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의한 통화 대체 현상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터키 등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 원화는 이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기축통화중 하나인 유로 스테이블코인조차도 발행 비중이 0.2%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근간이 되는 원화의 수요에 기반한다"고 지적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성과 효용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한국은 전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저렴한 24시간 실시간 지급결제 및 간편결제 인프라를 갖고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거래와 개인간 송금을 대체해 의미있는 수수료 절감으로 이어질지는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대부분 가상자산 거래에 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이전에 가상자산법을 만들어 가상자산 발행을 허용하는 것이 선행돼야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내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은은 "혁신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울타리를 세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런 관점에서 스테이블 코인 제도의 방향을 잘 설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사는 은행이거나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이 돼야한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위험요인 대부분은 현재의 은행 규제 체제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기업 등 비은행 기업들은 은행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혁신과 성장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관기관 간 정책 협의체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참여하는 정책합의기구에서 관련 정책을 정해야한다고 했다. 현재 금융위 등은 관련 '협의'를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고 있지만 협의는 구속력이 없어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은 "미국도 중앙은행(Fed)이 참여한 연방기구의 만장일치 합의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예금토큰의 상용화와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의 혁신적 기능을 담으면서도 규제 준수가 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자금은 회사 밖의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별도록 관리하도록 하고, 이자지급을 전면 금지해 안정성을 높일 것도 주문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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