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한국에 특화된 펀드가 조성되는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인 미국이 저렴한 연구개발(R&D) 인력 비용과 생산 인프라 등에 매력이 있는 한국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움직임이다. 지난 24~25일 미국 메릴랜드 게이더스버그에서 열린 제9회 한미생명과학인협회(KAPAL) 연례 콘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메릴랜드 주정부 산하 벤처투자기관인 테드코(TEDCO)의 트로이 르메일리 스토벌 최고경영자(CEO)는 24일 KAPAL 콘퍼런스에서 한국계 바이오·헬스케어 등에 상당 비중을 투자하는 1억달러 규모 ‘오퍼튜니티 펀드’ 조성 계획을 밝혔다. 그는 “미 연방정부와 메릴랜드 주정부, 연기금과 패밀리오피스, 은행 등의 자금을 받아 내년 하반기 첫 투자를 목표로 펀드를 조성 중”이라고 했다. 투자 대상엔 미국 메릴랜드주에 사무실이 있거나 개설 예정인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일정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나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모두 지원하는 일종의 ‘크로스보더(국경 간) 펀드’다. 르메일리 CEO는 “한국은 고도의 기술력과 제조 능력을 갖춰 미국 회사와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정부 산하 벤처투자기관이 한국 바이오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내가 알기론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메릴랜드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립보건원(NIH), 존스홉킨스대병원 등이 있는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다. 국내 기업 중엔 코오롱티슈진, 한올바이오파마, 디앤디파마텍, 네오이뮨텍, 소마젠, 에스티큐브 등이 현지 사무소를 두고 있다. KAPAL 행사에는 큐리바이오, 에크포라캐피털, 메다벤처스, 원웨이벤처스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 투자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 글로벌 선두급 VC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계획을 연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6만 명에 달하는 교포 과학기술자들이 한·미 간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박지훈 KAPAL 회장은 “국내 바이오회사와 글로벌 대형제약사 간 기술 거래가 지난해 처음으로 10건이 넘었다”며 “KAPAL을 통한 소통이 협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실제 이번 KAPAL 컨퍼런스에선 현지 인력 확보를 염두에 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SK바이오팜 등이 부스를 차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기관인 한국혁신센터(KIC)도 현지 스타트업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게이더스버그=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