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은 대신 중국에 예고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한국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양국 고위급 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이 합의됐다. 미·중이 정상회담에서 파국을 피하고 관세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미·중 협상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초 내가 중국을 방문하고 그 후에 시 주석이 워싱턴DC, 팜비치 또는 다른 장소로 오는 것에 거의 동의했다”며 방중 계획이 있다는 점도 알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양측 대표단은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개략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베선트 장관은 전날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1년간 유예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또 미국도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매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중이 이달 들어 상대에게 새롭게 빼 든 ‘칼’을 도로 칼집에 넣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당초 이달 들어 희토류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미국은 이에 맞서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또 “미국 농부를 위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에도 합의했다”며 “중국이 미국을 황폐화하는 펜타닐(합성마약) 원료물질 문제 해결을 돕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이던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입 중단과 미국으로의 펜타닐 유입 차단에서도 접점이 마련됐다고 밝힌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측이 인수하는 ‘틱톡 합의’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며 “오늘 기준으로 모든 세부 사항이 조율됐으며, 그 합의를 두 정상이 목요일(30일) 한국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도 “양국은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미국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 관세 중단 기간 연장, (합성 마약) 펜타닐 관세와 법 집행 협력, 농산물 무역, 수출 통제 등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협상을 했다”며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는 계획을 놓고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10일 만료되는 관세 휴전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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