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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자동차 생산 전쟁

입력 2025-10-28 15:26   수정 2025-10-28 15:27

캐나다 정부가 스텔란티스의 지프 생산 기지 이전에 법적 대응을 경고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 고용 불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캐나다 정부는 스텔란티스가 상당한 재정 지원을 받는 대가로 캐나다 공장을 유지하는 데 동의했음을 지적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통해 손해 배상 청구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미국 중서부에 130억달러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브램튼 공장에서 생산하는 지프를 미국 일리노이주 공장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압박을 외면할 수 없었던 셈이다.

물론 어떤 제품을 개발할 것인가는 철저하게 기업의 몫이다. 그런데 어디서 생산할 것인가는 기업 홀로 결정하기 어렵다. 이때는 입지, 생산 비용, 시장 규모, 국가 간 갈등 상황도 함께 고려한다. 공장 설립에 따른 세제 혜택도 당연히 감안하고 혜택의 지속 여부도 살피게 된다. 한번 세운 공장의 경우 기업이 존속되는 한 거의 반영구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우선 주시하는 대목은 시장 규모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다. 스텔란티스 관점에선 캐나다보다 월등히 큰 미국을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 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면 미국 생산을 선택하는 게 오히려 낫다.

생산 문제는 비단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 한국산 완성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압박이다. 그럼에도 한국 생산을 고집하면 관세를 더 높여 기업의 제품 판매에 위협을 가하려 한다. 이때 관세를 가격으로 흡수하면 소비자 가격이 올라 시장 내 경쟁력을 잃는다. 그렇다고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면 그만큼 이익 축소를 감수해야 한다. 만들어 팔아도 이익이 없다면 기업은 존속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심하던 한국 기업도 결국 관세 압박에 못 이겨 미국 내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미국서 판매되는 완성차의 80%를 미국 생산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를 기준할 때 미국에서 판매된 170만대의 80%는 136만대다. 미국 이외 생산지에서 가져오는 물량이 66만대라는 의미다. 그리고 조달국은 대부분 한국이다. 한국 생산이 줄지 않으려면 미국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국가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을 주목하는 자동차기업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과 독일에도 있다. 그들 또한 마찬가지로 수출국 다변화에 앞장서 미국 이외 시장 경쟁은 오히려 한층 격화됐다. 가장 큰 곳이 빗장을 걸어 잠그니 다른 지역의 수출 풍선 효과가 나타난다.

여기서 고민은 미국 이외의 시장 변화다. 미국은 ‘다시 내연기관!’을 외칠지 몰라도 다른 국가는 전동화 전략을 함께 추진한다. 전동화 대열에 내수 포화를 겪는 중국 기업들이 재빨리 합류한다. 게다가 이들은 브랜드 숫자도 많다. 1~2곳이 아니라 5~10곳의 기업이 융단 방식으로 진출해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 판매하는 제품 종류도 많아 현지 소비자 기호를 충족시킨다. 특히 가격을 앞세워 떠오르는 저소득 인구 대국을 공략한다. 이후 소득이 늘어나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접근시킨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보낸 수출 전략 변화의 신호탄은 결국 다차원적 시장 접근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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