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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접수한 K콘텐츠 뒤엔…'종횡무진' 스태프들 있다

입력 2025-10-28 17:37   수정 2025-11-03 16:22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한국 영상산업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의 누적 매출은 6910억원, 관객은 7147만 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5%, 17.6% 증가했다. 한국 영화 최전성기이자 코로나19 유행 이전이던 2017~2019년 한국 영화 매출(평균 9287억원)과 비교하면 74.4% 수준까지 올라왔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의 외국 영화 매출은 5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0%(1594억원) 감소했다.

그렇다면 K콘텐츠를 제작하는 현장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은 어떨까. 여전히 ‘열정페이’의 대명사로 통하는 직업이지만 다행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열리면서 낮은 임금과 고질적 장시간 근로는 개선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의 ‘봉준호 감독’을 키워나가야 하는 영화계에는 긍정적 신호다. 봉 감독은 감독 준비생 시절부터 여러 작품에서 조연출 및 스크립터로 일하며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의 밥상’ 차리는 스태프 얼마 벌까

코로나19의 충격이 영화판을 휩쓸자 당시 제작 스태프 처우는 급격히 나빠졌다. 제작 투자가 위축돼 영화 편수가 줄었고, 코로나19에 따른 격리 정책 이후 복합 멀티 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영화관산업도 급격하게 쇠락했기 때문이다. 이때 스태프 처우도 함께 무너졌는데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영화근로자 표준보수지침 연구’에 따르면 프로덕션에 속한 영화 스태프의 평균 시간급은 2024년 기준 1만3461원, 평균 월급은 278만원 수준(비수기 제외)이다. 특히 신참급 스태프 시급은 9679원으로 당시 최저임금(9860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 제작·투자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2024년 영화 스태프 근로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참여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2022년 1781만원에서 지난해 1489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직급, 부서, 영화 제작비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10억원 미만 저예산 영화의 평균 시급(1만395원)은 100억원 이상 대규모 영화(1만3224원)보다 21% 이상 낮았다.
“OTT는 스태프에게 새로운 시장”
코로나19로 영화 시장이 무너져가는 가운데 OTT는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가 자리 잡으면서 영화계만 놓고 보면 타격을 받았지만, 다행히 기존 영상 스태프 수입을 OTT가 보전해주는 모양새다. 영진위의 영화스태프 근로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간 영화 제작을 통해 얻은 수입은 평균 1998만원이었으나 OTT 작품 참여 수입은 2855만원에 달했다.

특히 영화 작업의 편당 수입이 2022년 1781만원에서 지난해 1489만원으로 감소한 데 비해 OTT는 2022년 1388만원에서 지난해 2147만원으로 증가했다. 촬영 기간이 길고 편수가 많은 OTT가 ‘수입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영화와 OTT에 참여하는 스태프의 지난해 총수입은 3813만원으로 2022년보다 26.3% 늘었다.

이 밖에 ‘방송 드라마나 기타 영상’ 분야로 벌이를 벌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영화계는 직군별로 최선임인 퍼스트(1st)부터 세컨드(2nd), 서드(3rd), 포스(4th)로 연차에 따라 서열을 분류하는데, 영화·OTT 외에 드라마 등 ‘기타 영상’ 작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막내급인 ‘포스’와 ‘서드’ 군에서 각각 76.5%, 75.2%로 높게 나타났다. OTT와 드라마에 기타 영상까지 하는 스태프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소득은 2022년 4098만원에서 지난해 4659만원으로 올랐다. 결국 스태프로서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영화 외에 OTT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 시장으로의 ‘외도’가 필수인 셈이다.

글로벌 OTT의 국내 상륙이 한국 영화판의 잘못된 관행을 바꿔놓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영상제작 업체 부장은 “예전 영화계는 좁아서 ‘갑’이 윽박지르면 을은 청구금(제작비)을 못 받아도 찍소리도 못 했다”며 “계약으로 움직이는 해외 OTT로부터는 갑질당할 일이 적다”고 말했다.

한 프로듀서는 “영화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기회가 많아졌다”며 “OTT 제작 현장 참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에도 여전히 장시간 근로
영진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전 작업이나 사후 보정을 제외한 영화 본제작을 뜻하는 ‘프로덕션’ 기간에 영화 스태프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286.7시간에 달했다. 이는 법정 상한을 초과한 수치다. 특히 소품 부서는 무려 330.4시간을 일해 가장 길었다.

한 스태프는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주 52시간을 지키는 추세”라면서도 “주 4일 촬영 시 하루 13시간 근로가 되는데 휴게시간 두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5시간 일하고, 촬영 종료 후 정리 등을 감안하면 워라밸이란 것은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태프들은 작업 중 위험 요인으로 ‘수면 부족’(46.9%)을 가장 많이 꼽았다. ‘폭염·추위’는 44.3%, ‘무거운 물건 운반’ 등은 41.5%였다.

한국에서 영상 작업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해외 기업들에 한국 영상 제작 생태계에 투자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은 각국 정부가 OTT에 대한 현지 콘텐츠 투자 규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OTT 수익의 약 20%를 자국 또는 유럽 내 프랑스어 콘텐츠 제작에 의무적으로 재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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