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PC용 D램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8%(직전 분기 대비)에서 18~23%로 올려 잡았다. 서버용 제품 상승률은 5~10%에서 15~20%로, 모바일용 D램도 8~13%에서 15~20%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전체 D램 평균 가격 상승률은 18~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IB들도 긍정론을 쏟아내고 있다. 씨티는 올 4분기 D램 가격 평균 상승률을 전 분기 대비 25%로 제시했다. 2000년대 들어 최대 상승률이란 게 씨티의 설명이다. UBS는 올 4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규모 거래 때 쓰는 계약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17%로 12%포인트 올렸다. UBS는 “메모리 시장이 10년에 한 번 오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IB와 시장조사업체가 반도체 분기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최대 10~15%포인트 이상 올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감지되는 슈퍼호황의 강도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AI발 수요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공급량을 큰 폭으로 늘리지 않고 있어서다. 과거 범용 메모리 호황기 때 대거 증설에 나섰다가 불황기에 재고가 쌓이며 손실을 떠안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 업체의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D램 재고가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에 판매할 물량이 거의 없다”며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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